국내 태양광 폴리실리콘 제조업체 1위인 OCI는 지난해 적자로 돌아서 전북 군산공장 폴리실리콘 생산을 중단하는 등 향후 먹거리 창출에 고민하고 있다.
과산화수소는 철강공정 부산물 코크스로 가스(Coke Oven Gas·COG)로부터 얻는 물질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여러 분야의 식각(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표면을 정밀 가공하는 기술)과 세척에 사용된다.
특히 멸균 성분이 강해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도 쓰인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반도체-정보기술(IT)업체가 제품 생산을 크게 늘리면서 이에 따른 과산화수소 수요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전 세계 반도체 설비라인 증설이 지난 5년 동안 5.1% 증설했으며 향후에도 이를 능가하는 설비 증설이 있을 것"이라며 "이는 과산화수소 수요 급증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Global Market Insights)는 2024년까지 전세계 과산화수소 시장 규모가 60억 달러(약 7조1400억 원)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OCI와 포스코그룹 계열사 포스코케미칼은 지난달 23일 고순도 과산화수소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합작법인 지분은 포스코케미칼이 51%, OCI가 49%이며 두 회사는 2022년부터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방침이다.
두 회사는 2022년까지 광양 4만2000㎡(1만2705 평) 부지에 연산 5만t 규모의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이번 합작사업을 통해 OCI는 포스코케미칼로부터 COG를 공급받게 된다. COG는 철강공정 부산물이며 과산화수소 제조를 제조할 때 핵심 원재료로 알려져 있다.
포스코케미칼도 철강공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원료로 화학제품을 생산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기반을 갖추게 됐다.
OCI가 과산화수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과산화수소 업계 1위 한솔케미칼은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OCI는 기존 과산화수소 연산 8만5000t 생산량에 2022년 연산 5만t이 더해지면 생산량이 총 13만5000t에 달해 한솔케미칼의 과산화수소 생산 규모를 바짝 추격하게 된다.
한솔케미칼은 과산화수소 생산량이 국내에 12만7000t, 중국 2만8000t 등 15만5000t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과산화수소가 반도체 사업 활황으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라면서 "OCI의 공격경영으로 한솔케미칼도 설비증설에 나설 것으로 보여 향후 두 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