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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미국, 디지털세 협상 중단 유럽 통보…무역전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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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미국, 디지털세 협상 중단 유럽 통보…무역전쟁 우려

미국이 유럽과의 디지털세 협상을 중단, 무역전쟁의 암운이 감돌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이 유럽과의 디지털세 협상을 중단, 무역전쟁의 암운이 감돌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이 유럽에 디지털세, 일명 구글세 협상 중단을 통보하면서 무역전쟁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일방적인 협상 중단 통보에 유럽이 분노하고 있고, 미국은 유럽이 일방적으로 디지털세를 부과할 경우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심각한 침체에 빠진 세계 경제에 미국과 중국간 무역긴장에 이어 미국과 유럽간 무역전쟁 암운마저 더해지게 됐다.
18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전날 성명에서 스티븐 므누시 재무장관이 유럽 협상 파트너들에게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협상을 '일단 멈춤'하자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의 서한은 이번주초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재무장관들에게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작년 프랑스가 최초로 구글세를 도입하자 프랑스산 핸드백을 비롯한 명품과 와인 등에 100%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했고, 이후 국제적인 단일 기준의 구글세 도입 논의를 전제로 양국이 한 발 물러선 바 있다.

영국 등 구글세를 도입한 국가들과도 각국별로 들쭉날쭉하고 복잡한 누더기 세제가 아닌 국제적인 차원의 단일한 세제를 만들자는데 합의가 이뤄졌고, 이에따라 올들어 협상이 진행돼 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중재에 나서 각국의 과세권을 인정하되, 세금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법인세 상한을 정하자는 제안을 내놨고, 미국과 유럽은 이 방안을 토대로 협상을 진행해 왔다.

순조롭게 진행되면 7월 협상이 타결될 예정이었다고 CNN비즈니스는 전했다.
그러나 미국은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미국 대형 정보기술(IT) 업체들에 대한 과세 방안에 대해 계속 부정적인 입장이었고, 이번에 코로나19를 핑계로 협상 중단을 선언해버렸다.

유럽은 곧장 자체적으로 구글세를 적용하겠다고 맞받아쳤다.

브뤼노 르 마레 프랑스 재무장관은 18일 프랑스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므누신 미 재무장관의 협상 일방중단 통보는 '도발'이라면서 미국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간 디지털세 협상은 "합의에 도달하기 직전이었다"고 아쉬워했다.

르 마레 장관은 이어 미국에 양자택일 할 것을 주문했다. "미국이 반대를 재고해 올해 말 합의에 도달하든가" 아니면 프랑스가 대형 IT 업체들의 프랑스내 매출에 대한 3% 세금부과를 추진하겠다고 그는 선언했다.

프랑스는 올해 초 미국과 협상에 나서면서 오는 2021년가지 구글세 납부를 유예한 상태였다. 협상이 합의에 이르건 이르지 않건 그동안으이 세금은 누적되도록 했다. 합의가 이뤄지면 이를 바탕으로 새로 과세하되 결렬되면 협상 기간 내지 않았던 세금까지 모두 내도록 돼 있다.

유럽연합(EU) 경제 담당 집행위원 파올로 겐톨리니는 18일 성명에서 미국의 결정은 '유감'이라며 "완전한 종식이기보다 일시적인 중단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므누신은 유럽 4개국 재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지금은 코로나19에 집중하고, 올 후반 협상을 재개하자고 밝혀 추후 협상 여지는 일단 남겨뒀다.

겐톨리니 집행위원은 EU 집행위가 "21세기에 걸맞은 글로벌 법인세제 해법을 원하고는 있지만" EU 차원의 독자적인 디지털세 역시 함께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금 당장은 디지털세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미 IT 기업들에 불리하고, 불공정하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USTR)는 17일 상원 청문회에서 므누신의 협상 중단 통보는 '미 기업들에 대한 불공정한 과세'에 미국이 동의하지 않을 것임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트하이저에 따르면 므누신은 OECD 논의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이 끌려다니기보다는 더 이상 협상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은 이미 이달초 디지털세와 관련해 불공정 무역행위로 조사에 착수했다. 호주, 브라질, 체코, EU, 인도,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스페인, 터키, 영국이 조사대상이라고 CNN비즈니스는 전했다.

보복관세를 물리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OECD는 각국에 협상을 촉구했다.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은 18일 성명에서 "무역전쟁은, 특히 세계 경제가 기록적인 하강세를 보이는 지금 시점의 무역전쟁은 세계 경제, 일자리, 자신감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면서 "다국적 해결이..최선의 방책"이라고 호소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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