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에피시모 캐피탈 매니지먼트는 지난 5월 도시바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동 창업자 이마이 요이치로 등을 사외이사 후보로 제안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에피시모에 최종 승인 결과가 알려진 것은 도시바 주주총회 하루 전인 7월 30일이었다.
안전보장에 중요한 일본 기업의 주식 1% 이상을 보유하는 해외의 투자가가 주주 총회에서 이사 후보로 제안되었을 경우, 투자가 자신에 의한 투표 행위는 개정 외환법의 사전 심사 대상이 된다.
사전심사 기간은 원칙적으로 30일이다. 안전보장 차원에서 심사가 장기화될 경우 연장이 가능하지만 이번 사례가 그 기준에 해당하는지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한다. 심사가 정치적 요소를 띠고 안전보장 이외의 관점이 승인 시기나 판단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심사를 실시하는 경제산업성은 개정 외환법의 취지에 따라 심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승인한 시점이나 심사 기간 등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에피시모는 구무라카미 펀드 출신이 2006년에 설립해 도시바 지분 15.36%를 보유한 최대주주였지만 7월 31일 주주총회 직전 9.91%까지 끌어내렸다. 총회에서 에피시모의 제안은 부결되었지만 이마이씨는 43.43%의 지지를 얻었다.
일본 기업의 경영과 구조에 깊이 관여해 온 한 관계자는 개정 외환법의 운용에 정부의 재량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면 일본 시장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기대를 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