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2대 악재 뛰어넘는 'K패션', 일본서 잘 나간다

공유
0

2대 악재 뛰어넘는 'K패션', 일본서 잘 나간다

불안정한 한일관계와 코로나19 장기화 악재 극복
새로운 '한류 붐'과 제품력 기반 일본 시장 넓혀가
젝시믹스·에이랜드·예작 등 온·오프라인 판로 구축

불안정한 한일관계와 코로나19의 전 세계 장기화 흐름에도 ‘K-패션’이 일본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2020년 상반기 패션 상장사 42곳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6% 감소, 영업이익은 56.3%가 감소하는 등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외출이 줄면서 소비심리도 떨어져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에도 해외 시장에서 성장을 도모하는 기업들이 있다.
지난 8월 젝시믹스는 일본 라쿠텐 요가웨어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사진=젝시믹스
지난 8월 젝시믹스는 일본 라쿠텐 요가웨어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사진=젝시믹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애슬레저룩 브랜드 ‘젝시믹스’는 일본에서 한국 레깅스를 알리고 있다.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일본 시장을 공략해온 젝시믹스는 지난 8월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라쿠텐에 입점한 지 3개월 만에 요가웨어 카테고리(레깅스) 1위에 등극했다. 카테고리별 순위는 한 주간 판매액을 기준으로 매주 새롭게 선정되는데, 지금도 꾸준히 상위 4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젝시믹스는 현지 결제 시스템, 물류 시스템, 가격 경쟁력, 다채로운 디자인과 제품력을 기반으로 일본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 법인 매출은 1월 대비 8월 기준 약 200% 이상 증가했다. 현지 대형 쇼핑몰로부터 매장 운영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도쿄 도심 내 브랜드 플래그십 매장 개점을 고려 중이다.

이정훈 브랜드엑스 재팬 일본 법인장은 “일본에는 아직 레깅스에 대한 인식과 보급률이 높지 않지만, 시장 잠재력은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에서 일본 패션 기업의 입지가 좁아진 것과는 반대의 행보다. 지난해부터 한국에서 계속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유니클로는 매출 타격을 입었다. 국내 유니클로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2019 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8월) 매출은 1조 3781억 원, 영업이익은 199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4%로 소폭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14.9%나 떨어졌다. 지난해 8월 187개였던 매장은 현재 166곳으로 줄었다. 자매 브랜드인 지유(GU)는 한국 철수는 결정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 등으로 양국의 외교 관계는 낙관하기 어렵지만, 일본 소비자들은 드라마, K팝 등 문화적인 것에서는 열려있는 경향을 보인다. 대표적으로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일본 넷플릭스에서 시청 상위권에 오르면서 주인공의 패션 스타일이 일본 패션 잡지 여러 곳에 실리기도 했다.

일본 곳곳에 걸린 국내 대표 편집숍 에이랜드 오픈 옥외 광고. 사진=에이랜드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곳곳에 걸린 국내 대표 편집숍 에이랜드 오픈 옥외 광고. 사진=에이랜드
이런 흐름을 타고 국내 패션 편집숍인 에이랜드는 지난 8일 도쿄 시부야에 에이랜드 일본 1호점을 열었다. 약 2층으로 구성된 이 매장은 도쿄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스크램블 교차로가 있는 주요 상권에 자리를 잡았다.

에이랜드와 프랜차이즈·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일본 패션 유통 그룹 아다스트리아는 일본에서 한국 문화와 패션 시장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이를 체험하고 구입할 장소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아다스트리아는 현지 언론에서 한국 대표 편집숍인 에이랜드로 일본 내 한국 패션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겠다 입장을 밝혔다.

형지I&C의 남셩 셔츠 브랜드 예작도 일본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일본 시장 상표권 출원을 마치고 최근 온라인 채널 입점을 위한 구체적 사안을 협의 중이다. 자사 브랜드가 가진 고유의 디자인과 브랜드 콘셉트를 유지하면서도 K-패션에 대한 우수성을 활용한 현지 마케팅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예작은 일본 시장에서 판매율이 높은 남성 셔츠 제품에서 프리미엄 라인을 전면에 내세우고, 아시아 시장 가운데 비교적 체격이 큰 소비자가 많은 점을 고려해 큰 사이즈의 ‘빅보스’ 라인을 별도로 선보인다. 신규 시장 진입 위험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하고, 이후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판로를 구축할 예정이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