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7개 글로벌 빅파마에 약가 인하 서한 발송해
美의약품 가격 OECD 32개국 중 가장 높아…277.59%↑
노바티스와 아스트라제네카, 美 최혜국대우 정책에 동의
美의약품 가격 OECD 32개국 중 가장 높아…277.59%↑
노바티스와 아스트라제네카, 美 최혜국대우 정책에 동의

4일 외신 등 해외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개 글로벌 빅파마에 60일 내로 미국 내 약값을 인하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는 각 의약품 전체 포트폴리오를 미국 메디케이트 환자에게 해외 가격과 동일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가격 평준화를 위한 협력은 정부와 기업, 미국 환자 모두에게 가장 효과적인 길"이라면서 "하지만 이를 거부한다면 우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국 가정을 약값 폭리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상으로 지목한 글로벌 빅파마는 △일라이 릴리 △노보 노디스크 △화이자 △EDM세노르 △길리어드 △노바티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퀍(BMS) △베링거인겔하임 △애브비 △존슨 앤드 존슨 △제넨테크 △암젠 △아스트라제네카(AZ) △사노피 △리제네론 △머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17개사다.
브랜드 의약품의 경우 422% 높고 미국 매출 상위 60품목은 504%, 바이오의약품은 359% 높다. 특히 미국 약가는 일본에 비해 3.5배, 독일에 비해 2.9배, 프랑스에 비해 3.3배, 영국에 비해 2.7배 높으며 가장 차이가 큰 곳은 터키로 1028%가량 높았다.
이같이 높은 약가 때문에 글로벌 빅파마들에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의약품 관세와 별도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에 상호관세와 별개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미국 내 생산시설을 갖추면 된다고 해법을 제시했고, 글로벌 빅파마들은 공장 건설을 예고하거나 인수 등에 나섰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마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비만치료제 위고비로 급성장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대변인을 통해 "환자 접근성과 약가 부담 완화에 집중하고 있고, 환자들이 필요한 약을 더 쉽게 구할 수 있도록 해결책을 계속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는 미국 약가 인하를 위한 최혜국대우(MFN)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MFN은 특정 약의 가격이 다를 때 미국에서 가장 저렴한 국가와 동일한 가격으로 의약품을 공급하는 제도를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MFN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파스칼 소리오 최고경영자(CEO)는 "가격 문제는 분명히 존재하고, 개인적으로 가격 균등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어 미국 내 생산 투자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은 아직 공개적으로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일부 기업은 다가오는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적극적인 대응 방안이 나올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를 경고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기 시절에도 비슷한 내용의 MFN 계획을 제안했지만 제약사들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중단된 바 있기 때문이다.
JP모건의 애널리스트인 세이지 와카오는 "이번 발표는 엄격해 보일 수 있지만 정부와 기업 사이에 일정 수준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단기적으로 제약사에 큰 영향을 미칠 조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