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코로나19로 서울 상가 줄폐업, 상인도 건물주도 '피마른다'

공유
3

코로나19로 서울 상가 줄폐업, 상인도 건물주도 '피마른다'

명동·이태원·종로 상권 공실률 증가…영세상인 매출 급감에 가게 문닫아
서울 서북부 최대상권 연신내도 소규모 상점 월세 부담에 장사 포기 속출
생계형 임대인 순영업소득‧투자수익률 감소 '유탄'…은행이자 엄두 못내

서울시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의 한 오피스텔 단지에 붙은 상가 임대 안내문. 사진=김하수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시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의 한 오피스텔 단지에 붙은 상가 임대 안내문. 사진=김하수 기자
코로나19의 장기화 등 악재로 상가 임차인(세입자)과 임대인(상가주인) 모두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임차인들은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따른 매출 하락이 쌓이면서 가게 문을 닫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임대인들도 예년보다 크게 줄어든 상가 투자수익률과 임차인 영업 손실에 따른 상가 순영업소득 감소로 똑같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KB경영연구소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상가 공실률은 중대형 상가가 12.4%, 소규모상가가 6.5%로 모두 전분기보다 올라갔다. 중대형 상가의 경우 1분기 11.69%에서 2분기 12.0%, 3분기 12.4%로 공실률이 상승추세다. 소규모상가도 1분기 5.61%, 2분기 6.0%, 3분기 6.5%로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시장에선 소비심리 위축과 온라인 거래 확대로 상권 침체가 지속된 데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매출 하락이 더해져 상가 임차인들이 버티지 못하고 끝내 폐업을 선택한 결과로 풀이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의 주요 상권도 코로나19 암초를 만나 침체된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지역 3분기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5.7%로, 전분기(4.2%) 대비 1.5%포인트 치솟았다. 특히, 상가의 대표주자 명동(28.5%), 이태원(30.3%), 종로(10.2%) 등 국내외 관광객이 많던 지역의 매출 감소에 따른 폐업이 크게 늘었다.

서울 외곽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대표 장소가 서울 은평구 연신내 일대 상권이다.

서울과 일산, 파주 등의 중간거점이란 지리상 특성과 주택지역이 밀집한 연신내 상권은 10대부터 50대까지 모두 아우르며 2000년대 서울 서북부 최대 상권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지하철 3‧6호선 연신내역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환승역(2019년 착공~2023년 개통 예정)으로 확정되면서 이 일대 상권은 대형 호재를 맞는 듯 했지만, 최근 코로나19 악재의 장기화로 장사를 접는 상가가 부쩍 늘고 있다.
은평구 연신내역 ‘로데오거리’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로 소규모 상가들을 중심으로 문을 닫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기본 300~500만 원 가량의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임차인들이 장사를 접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단지 내 상가도 사정은 비슷하다”면서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한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구성된 A단지의 경우 현재 입주 1년차가 다 돼가지만 현재까지 상가는 대부분 공실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 대로변에 위치한 1층 상가 점포. 내부가 비어있다. 사진=김하수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 대로변에 위치한 1층 상가 점포. 내부가 비어있다. 사진=김하수 기자


코로나19 여파에 울상을 짓는 건 임차인뿐만이 아니다. 임대인들도 코로나19 여파로 상가 투자수익률과 상가 순영업소득이 쪼그라들면서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투자수익률은 전년동기(1.43%) 대비 0.29%포인트 줄어든 1.14%에 그쳤다.

상가의 임대수입과 기타 수입을 더한 금액에 상가의 영업경비를 제외한 소득인 순영업소득도 크게 줄었다. 올해 3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1㎡당 평균 순영업소득은 2만3500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분기 평균 순영업소득 3만1900 원 대비 8400 원(26.3%) 줄어든 수준이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상가 시장 분위기가 침체되면서 임차인 뿐만 아니라 임대인도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특히, 은행에 대출을 받은 생계형 임대인들은 공실로 은행이자조차 내기 힘들어하는 상황에 봉착해 있다”고 걱정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