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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大戰’ 예고 넥슨-위메이드, 中 문턱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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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大戰’ 예고 넥슨-위메이드, 中 문턱 넘을까?

중국 내 ‘국민 게임’으로 꼽히는 ‘던파’ ‘미르’의 후속작
넥슨-위메이드, 마지막 관문 앞에서 출전 준비 완료
중국 게임사와 ‘맞짱’ 예고…출시 시기는 아직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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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위메이드 ‘미르4’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4년 만에 국내 게임에 판호를 내주는 등 긍정적 신호가 감지됨에 따라 조심스레 이들 게임의 중국 진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서다.

중국의 한국 게임 상륙을 차단한 ‘공백기’ 동안 중국 게임산업은 한국 게임 시장에 위협적으로 성장했다. 막강한 자금력이 뒷받침된 개발력으로 중국 게임은 국내 시장을 잠식했고, 해외에서도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퍼블리싱까지 장악하며 국내 토종 게임의 ‘설자리’마저 위축시키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 천공의 아레니’의 판호 획득 의미는 남다르다. 다만 이번 판호 승인이 중국의 한국 게임 전면 개방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국내 토종 게임의 중국 진출을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도 게임 산업의 절박성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내에서 ‘국민게임’으로까지 불리는 ‘던파’와 ‘미르’ 후속작이 현지 상륙 목전을 두고 있는 만큼 토종 게임의 위상과 자존심을 재확신시켜 분위기 ‘반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컴투스에 中 판호 기대감 높아져…게임사 줄줄이 대기


중견 게임사 컴투스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한국 게임으로는 4년 만에 중국에서 판호를 받았다. 중국이 한국 게임에 판호를 내준 것은 2017년 3월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경제 보복이 시작된 이래 3년 9개월 만이다.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의 첫 개방으로, 게임사들은 고무적인 분위기다. 그러나 중국 개방 흐름으로 해석하기에는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지난달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의 방한 이후 판호가 나왔다는 점에서 중국의 입장 변화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간 중국은 외국 게임사에 판호를 내주면서도, 국내 게임사에 대해서는 단 한 건의 판호도 내주지 않았다.

중국은 글로벌 최대 규모의 게임 시장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중국 게임공작위원회(GPC) 자료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2308억 위안(약 39조3000억원)에 달한다. 모바일 게임 시장도 지난 2016년 49.5%에서 2019년 68.5%로 집계되는 등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처럼 국내 게임사로선 중국 시장은 글로벌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엔씨소프트와 넥슨, 넷마블을 비롯해 위메이드, 펄어비스 등 대다수 게임사가 중국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 中서 흥행 돌풍 ‘던파’ ‘미르’, 후속작으로 '中 시장 접수 나선다'


넥슨의 ‘던파 모바일’과 위메이드 ‘미르4’에 대한 중국 시장 진출에 기대감이 나타난다. 이미 중국내 흥행을 일으키며 기반을 마련해 놓은 데다 원작 판호까지 확보하고 있는 등 중국 진출 문턱까지 올라서 있는 상태다.

넥슨이 이미 모바일 판호를 획득해 지난 8월 12월부터 중국에서 서비스하기로 했던 기대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현재로선 기약없이 연기된 상태다. ‘던파 모바일’은 지난해 약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세계 게임 매출 2위를 달성한 ‘던파’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모바일 2D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지난 2005년 국내 출시 이후 2008년 중국에서 장기 흥행을 이어온 던파의 인기는 ‘던파 모바일’ 사전예약을 통해서 재확인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던파 모바일’의 현지 사전예약자가 6000만 명(8월 기준)을 돌파했다. 국내 인구를 넘어선 것으로 시장에선 ‘던파 모바일’이 중국 출시 현실화를 전제로 넥슨의 올해 매출이 3조 원이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당시 넥슨은 ‘게임내 과몰입 방지 시스템’ 마련이라는 연기 이유를 들었지만 중국의 정치적 고려 등 ‘중국 리스크’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 판호를 확보한 ‘던파 모바일’이 최근의 분위기 속에서 불확실성을 걷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출시한 위메이드의 ‘미르4’도 중국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출시된 ‘미르의 전설 2’는 글로벌 동시 접속자수 80만 명을 기록, 단일 게임으로 글로벌 누적 최대 매출을 올린 대표 흥행작이다. 특히 중국에선 ‘국민 게임’ 반열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높아, 현지 기업들의 IP 무단 도용으로 위메이드는 수년간 곤욕을 치러야 했다.

미르 IP의 정식 후속작인 미르4의 중국 흥행은 시간문제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달 국내 출시 직후 4대 앱마켓에서 인기 1위에 올랐고, 론칭 하루 만에 원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미르’의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위메이드도 미르4의 내년 중국 진출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달 11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에 라이선스를 내준 다양한 게임들이 현지에서 판호 문제없이 출시됐다”며 “합리적으로 볼 때 내년 정도면 미르4를 중국시장에 출시할 수 있을 것”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장 대표는 “미르가 중국 시장에서 가진 위상은 한국의 리니지 혹은 그 이상 정도”라며 “리니지는 국내에서 경쟁작이라 불릴 정도의 게임이 없는데, 미르는 중국에서 비견할만한 게임이 없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판호 승인에 긍정적 전망과 동시에 경계의 시선도 나온다”면서 “판호를 대기 중인 게임사들도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중국의 게임 개방 유도를 위한 정부와 국회의 외교적 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