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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외국인 매물 다 받는 ‘동학개미’ 승전보와 ‘버핏지수’의 위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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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외국인 매물 다 받는 ‘동학개미’ 승전보와 ‘버핏지수’의 위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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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사진=로이터
지난해 ‘동학개미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며 주식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은 큰 보상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물량을 개인들이 받아내며 지수를 상승세로 돌려세우고 수급을 주도했다.

이런 동학개미들 덕분에 지난해 코스피 지수는 30.8% 상승하며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 1위에 올랐다.
5일 주식시장도 지난해의 큰 흐름과 다르지 않았다. 장중 기관과 외국인의 대규모 매물이 쏟아지며 한때 코스피 지수는 마이너스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이 이 물량을 받아내자 장 후반엔 기관과 외국인이 매물을 줄이자 지수는 큰 폭으로 반등했다.

동학개미들이 또 승전보를 올린 셈이니 축하할 일이다. 물론 주식시장이 하루 이틀에 승패를 가리는 게임의 장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지수의 흐름을 보면 동학개미들이 선전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주가라는 게 변동성이 있을 수밖에 없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은 것이어서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이런 폭등장에 대해 일부에서 너무 가파른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세는 시세에 물어보라는 격언이 있을 만큼 시세라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건 인간의 영역이 아닐 수 있다.

다만 경계심을 가지고 주의를 할 필요는 있다. 달리는 말에 더 타고 있을 것인지 뛰어내릴 것인지 판단해 보는 건 나쁠 게 없다.

증시 전문가들이 거품 징후 포착기준으로 주목하는 것 중 하나가 ‘버핏지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다. 이 숫자가 70~80%면 주식시장이 저평가돼 있고 100%를 넘으면 버블 국면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2001년 경제전문지 포춘 인터뷰에서 “적정 주가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최고의 단일 척도”라고 했을 만큼 정확도가 높기로 정평이 있는 지수다.

‘버핏지수’로 보면 세계 증시는 이미 지난 8월 100%를 넘어섰다. 금융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세계 증시의 ‘버핏지수’가 100%를 넘긴 것은 2000년, 2008년, 2018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특히 미국은 올 상반기 기준 시총 35조5000억 달러, GDP 19조4100억 달러로 버핏지수가 183%에 이르렀다.

국내 증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총을 명목 국내총생산으로 나눈 비율이 지난해 123.4%까지 올랐다.

국내 증시의 ‘버핏지수’는 코스피가 처음 2000 선을 넘었던 2007년 96.5%까지 올랐었고 2017년 102.9%로 처음으로 100%를 넘었다.

‘버핏지수’의 위험 경고를 받아들일 것이냐, 말 것이냐는 투자자 선택의 몫이지만, 마냥 무시할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