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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TSMC, 74조 원대 차량용 반도체 시장 놓고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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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TSMC, 74조 원대 차량용 반도체 시장 놓고 경쟁 치열

코로나19 창궐에 따른 車반도체 생산 차질...차량용 반도체 시장 올해 18% 커져
삼성전자 '귀하신 몸' 차량용 반도체 증설해 시장 공략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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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조 원대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을 잡아라'

세계 1위 반도체업체 삼성전자와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TSMC가 최근 차량용 반도체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TSMC는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자 이에 따른 생산설비 증설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해 차량용 반도체 생산량을 줄이고 스마트폰과 개인용컴퓨터(PC) 등 정보기술(IT)용 반도체 생산을 대폭 늘렸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춤해지고 자동차 수요가 다시 늘어나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반도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가 등장해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가뜩이나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에 따른 생산차질과 이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삼성전자 등 세계 최강 반도체업체로서는 현재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전망도 장밋빛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IC Insights)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1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에 따른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Markit) 전망은 더욱 낙관적이다.

IHS마킷은 올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보다 18% 성장하고 2026년까지 평균 7%씩 시장 규모를 늘려 2026년 전 세계 시장 규모가 678억달러(약 74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그동안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제패를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2030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1위를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선포한 삼성전자는 이미 세계 정상에 오른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인 자동차용 반도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향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반도체로 작동하는 시대를 맞아 삼성전자는 보유 중인 파운드리 미세공정을 더 정밀하게 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능동적 운전자 주행 보조 시스템(ADAS)과 자율주행 등으로 자동차 내 반도체 사용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최근 자동차 부품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반도체는 자동차 한 대당 200~400개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삼성전자로서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 카메라·센서 등 전자장비(전장)은 물론 엔진·변속기·4륜구동 시스템 등 기계적인 부분을 제어하는 데에도 사용된다"며 "앞으로 여러 장치를 하나의 칩이 관리하는 통합칩(SoC·시스템온칩) 형태로 자동차용 반도체가 발전되면 차량 한 대당 반도체 숫자는 줄어들겠지만 기술 집약도는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 세계 차랑용 반도체 시장은 독일 인피니언, 네덜란드 NXP, 일본 르네사스,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D램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파운드리처럼 뚜렷한 시장 강자는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비교적 늦게 진입했지만 고성능·저전력에 유리한 1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미세공정 파운드리 경쟁력을 갖춘 곳은 삼성전자가 거의 유일하다"며 "초격차 기술력을 활용해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장악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보여주듯 삼성전자는 2019년 독일 자동차 업체 아우디 소형 세단 A4에 ‘엑시노스 오토’라는 자동차 AP 공급을 시작했고 올해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 전시회 'CES2021'에서 5세대 이동통신(5G) 텔레매틱스 컨트롤 유닛(TCU)을 BMW 차세대 전기차 아이넥스트(i-NEXT)에 장착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자동차용 이미지 센서(CIS) '아이소셀 오토'로 ADAS와 자율주행차 시장 공략에 나설 태세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오토, 아이소셀 오토, 5G TCU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며 "메모리와 비(非)메모리 시장을 모두 석권하려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영전략이 더욱 속도를 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TSMC 반격도 만만치 않다. TSMC는 자율주행 실용화를 추진 중인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전기차용 반도체 ‘HW 4.0’를 오는 4분기부터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TSMC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첨단화를 위해 올해 최대 280억 달러(약 31조원)를 신규 투자하겠다”며 "이를 통해 3나노급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