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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메이플스토리' 기반 '프로젝트 MOD'로 샌드박스 게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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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메이플스토리' 기반 '프로젝트 MOD'로 샌드박스 게임 도전

'마인크래프트'·'로블록스'보다 '슈마메' 근접..."메타버스는 시기 상조"

넥슨 사옥 전경. 사진=넥슨이미지 확대보기
넥슨 사옥 전경. 사진=넥슨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IP를 앞세운 샌드박스 신작 '프로젝트 MOD'로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등의 아성에 도전한다.

넥슨 신규개발본부는 '프로젝트 MOD' 등을 포함한 9개 신작 프로젝트를 지난 3월 공개했다. 당시 넥슨이 올린 채용 공고에 따르면 '프로젝트 MOD'는 '새로운 게임과 탬플릿을 제작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넥슨이 5일 '뉴 프로젝트: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공개한 '프로젝트 MOD'는 '메이플스토리' 게임 그래픽 에셋을 활용해 이용자가 원하는대로 콘텐츠를 만드는 샌드박스 게임이었다.

'샌드박스'는 직역하면 모래 상자로, 모래를 만지며 노는 간이 놀이터라는 뜻이다. 게임 장르로서 '샌드박스'는 어린이들이 놀이터에서 놀 듯이 이용자가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게임을 일컫는 말이다.

넥슨이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공개한 '프로젝트 MOD' 영상 중. 사진=넥슨 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넥슨이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공개한 '프로젝트 MOD' 영상 중. 사진=넥슨 유튜브

샌드박스로 분류되는 게임은 상당히 많다. 좁은 의미로는 이용자가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마인크래프트', '개리 모드' 등 플랫폼에 가까운 게임을 의미하나 제한적인 꾸미기만 가능한 오픈 월드 게임 '심즈'나 '동물의 숲', 심지어 오픈 월드 게임이라는 이유만으로 'GTA', '검은 사막' 등이 샌드박스로 불리기도 한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샌드박스 게임은 게임업계를 10년 이상 관통하고 있는 키워드"라며 예시로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를 들었다. 다시 말해 넥슨이 노리는 것은 이용자가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좁은 의미의 '샌드박스'다.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는 샌드박스 게임이면서 대표적인 '메타버스 콘텐츠'이기도 하다. 넥슨 역시 '프로젝트 MOD' 소개 영상에 해시태그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달아 메타버스 콘텐츠로의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알렸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프로젝트 MOD'와 메타버스를 연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3D 오픈월드 게임인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가 아니라 메이플스토리와 비슷한 2D 게임을 기반으로 한 '슈퍼 마리오 메이커(슈마메)'와 비교해야 맞다는 것이다.

닌텐도 '슈퍼 마리오 메이커2' 플레이 화면. 사진=닌텐도이미지 확대보기
닌텐도 '슈퍼 마리오 메이커2' 플레이 화면. 사진=닌텐도

'슈마베'는 닌텐도 대표 IP '슈퍼 마리오'를 기반으로 이용자가 직접 코스를 만들어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하는 샌드박스 게임으로, 온라인 협동, 경쟁 플레이를 제공할 뿐 메타버스와는 거리가 있다.

슈마메 시리즈의 최신작인 슈마메2는 2019년 출시 한 후 2년 동안 약 715만 장을 판매했다. 이렇게 슈마메가 흥행을 거둔 이유는 이전부터 이용자들이 슈퍼 마리오 등 콘솔 게임을 자체 수정하는 '개조 롬'이라는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개조 롬은 일종의 해킹 콘텐츠로, 상업 목적 배포가 불법임에도 오래 전부터 많은 이들이 그저 재미를 위해 개조 롬 제작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이용자들이 직접 게임 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사례가 없던 것은 아니나, 이용자들 사이에 유행을 탄 것은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와 '워크래프트 3' 등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과 마인크래프트 등 3D 샌드박스 플랫폼에 국한된다.

업계 관계자는 "슈퍼마리오나 스타크래프트 등은 적어도 1990년대부터 이용자들의 참여가 축적돼왔다"며 "메이플스토리가 이들처럼 유의미한 이용자 수를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넥슨 역시 '프로젝트 MOD' 방향성에 대해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이정헌 대표는 "프로젝트 MOD는 아직 가능성을 엿보는 단계"라며 "완성된 재미를 갖춰 당장 서비스하는 게임보다는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계속 반영해 완성해나가는 플랫폼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