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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도 '오징어 게임' 열풍...패러디 범람 속 게임사들도 '관심'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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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도 '오징어 게임' 열풍...패러디 범람 속 게임사들도 '관심' 보여

로블록스 등 게임 플랫폼서 화제...게임사들도 관심 보이기 시작
무분별한 패러디로 인한 과도한 폭력성, IP 도용 문제 조심해야

트렌드세터 게임즈(Trendsetter Games)가 개발한 '로블록스' 속 '오징어 게임' 대표 이미지. 사진=로블록스 코퍼레이션이미지 확대보기
트렌드세터 게임즈(Trendsetter Games)가 개발한 '로블록스' 속 '오징어 게임' 대표 이미지. 사진=로블록스 코퍼레이션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를 강타한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화제다.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등 곳곳에서 이용자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내놓는 가운데 게임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에 지난달 17일 공개된 한국 드라마로, 어린 시절 동네 아이들과 즐기던 놀이에 목숨을 걸고 게임을 진행하는 '데스 게임' 장르를 섞은 신선한 시도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용자가 자유롭게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오픈월드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는 지난달부터 '오징어 게임'의 홍수가 시작됐다. 6일 기준 로블록스에 '오징어 게임(Squid Game)'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패러디작만 500개가 넘어간다.

로블록스와 더불어 메타버스 게임으로 유명한 '마인크래프트', '포트나이트', 'VR 챗'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세 게임 모두 많은 제작자들이 '오징어 게임'을 테마로 한 스킨과 월드를 제작, 많은 이용자들이 관련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오징어게임' 속에서 배우 이정재가 달고나를 들고 있는 장면. 사진=넷플릭스이미지 확대보기
'오징어게임' 속에서 배우 이정재가 달고나를 들고 있는 장면. 사진=넷플릭스

이러한 유행은 이용자 참여가 활발한 '메타버스 게임'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이너슬로스 '어몽어스'로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영상은 유튜브에서 400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고 '모여봐요 동물의 숲',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오버워치' 등 다양한 게임으로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영상들이 연달아 유행을 타고 있다.

네티즌들이 앞다퉈 '패러디'를 양산하는 가운데 업계 일각에선 과도한 유행이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등은 이용자 절대 다수가 10대 이하 청소년인데, 이들이 오징어 게임의 핵심 소재 '데스 게임'에서 비롯된 잔인하고 폭력적인 묘사 등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분별한 패러디가 저작권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서울 2033'으로 유명한 한국 스타트업 '반지하게임즈'가 오징어 게임과 '어몽어스'를 함께 패러디한 '어몽 오징어 게임' 사전예약을 2일 개시한 후 IP 도용 논란에 휩싸였다.

업계 관계자는 "반지하게임즈가 '아류로 성공하느니 오리지널로 망하자'라는 표어를 내세웠기 때문에 충성 고객들의 비판을 듣는 것"이라며 "저작권 도용과 패러디의 경계에 관한 논쟁은 콘텐츠 사업에서 항상 뜨거운 감자였고, 문제 해결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징어 게임'의 소재 중 하나인 '달고나'와 관해 글을 주고 받는 유비소프트 '어쌔신 크리드' 공식 계정과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공식 계정. 사진=유비소프트 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오징어 게임'의 소재 중 하나인 '달고나'와 관해 글을 주고 받는 유비소프트 '어쌔신 크리드' 공식 계정과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공식 계정. 사진=유비소프트 트위터

한편, 해외 유명 게임사들도 '오징어 게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라스트 오브 어스'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유명한 닐 드럭만 너티독 사장은 지난 4일 SBS를 통해 "넷플릭스의 '미드나잇 매스'와 '오징어 게임'은 캐릭터를 앞세운 인상적인 스토리를 선보였다"고 호평했다.

연달아 유비소프트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공식 계정이 '오징어 게임' 속 달고나에 관한 글을 6일 SNS에 게시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공식 계정이 이에 댓글을 남긴 일화도 있었다.

업계에서 직접 관심을 보임에 따라 향후 넷플릭스가 게임사들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할 가능성 또한 제기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미 CD프로젝트, 라이엇 게임즈 등 게임사들과 협업,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상물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에릭 케인(Erik Kain) 칼럼니스트는 "게임사들이 SNS를 통해 직접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어구, 이미지, 영상 등)'을 언급했다는 것은 중요한 분기점"이라며 "머지않아 폴 가이즈 등 게임에서 공식 콜라보 스킨을 발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