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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햄버거에 '양상추 실종'...식음료업계 빼거나 감량 '임기응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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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햄버거에 '양상추 실종'...식음료업계 빼거나 감량 '임기응변'

무름병·이상한파로 공급 감소, 가격 치솟아...업계 정상판매 차질
맥도날드·버거킹·롯데리아 햄버거 양배추 혼합, 치킨너겟, 음료 대체
써브웨이는 인기메뉴 샐러드 잠정중단했다가 이달 정상화 한숨 돌려

써브웨이는 지난 4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모든 샐러드 메뉴(19종) 판매 정상화에 돌입했다. 사진=써브웨이이미지 확대보기
써브웨이는 지난 4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모든 샐러드 메뉴(19종) 판매 정상화에 돌입했다. 사진=써브웨이

패스트푸드 제품의 단골 식자재인 양상추가 자취를 감추었다.

잦은 가을비로 무름병(채소류에 독특한 냄새가 나며 무르고 썩는 현상) 발생과 최근 이상한파 영향으로 산지 출하량이 줄고,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에 식음료업체들이 양상추 확보난을 겪으며 관련 제품판매에 차질을 빚고 있다.

◇무름병·이상한파로 산지출하 급감, 가격 천정부지…식음료업계 양상추 혼입제품 '비정상 판매'

양상추는 햄버거·샌드위치·샐러드 등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재료다. 그러나 여러 복합 요인으로 작황이 나빠지면서 강원도 등 양상추 생산지에서 출하량이 줄었다.

공급 감소로 양상추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양상추 10㎏ 가격은 평균 3만 5507원에 거래됐다. 전날보다 94%, 지난해 같은 시점 대비 178% 오른 가격이다.

반면에 농산물유통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양상추(1㎏) 도매가는 2181원으로 이틀 전(1일, 3246원)보다 32.8% 내려 상황이 다소 개선됐으나 여전히 한 달 전(1964원)과 비교하면 11% 비싼 수준이다.

글로벌이코노믹 취재 결과, 4일 서울시 마포구에 있는 한 시장 방문 조사에서 과일‧채소 가게에서 양상추는 볼 수 없었고, 양배추만 1통에 1000~1500원으로 팔리고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식음료업체들은 양상추가 들어간 제품에서 정량을 넣지 않거나, 아예 부재료에서 빼고 소비자에게 제공하되 대체제품을 주는 방식으로 ‘임기응변’ 대처하고 있다.

5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써브웨이는 지난달 19일부터 일부 매장에서 양상추가 들어가는 샐러드 메뉴의 판매를 한시 중단했다.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양상추도 정량(15㎝ 21g·30㎝ 42g)만 제공했다.

다행히 써브웨이는 이달 4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모든 샐러드 메뉴(19종) 판매를 정상화했다. 써브웨이에서 샐러드는 샌드위치 못지 않는 인기 메뉴다. 지난해(2020년)에는 재작년(2019년) 대비 약 53%, 올해 1~9월에는 2020년 같은 기간 대비 약 35% 매출이 상승하는 등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샐러드 제품엔 양상추 돌아왔는데…햄버거는 아직?

샐러드와 달리 햄버거의 양상추 공급은 아직 불안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맥도날드도 지난달 21일부터 양상추를 평소보다 적게 넣어 제공하거나 아예 넣지 않고 햄버거를 판매하고 대신 음료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아직 정상화가 안 됐다. 생산지의 상황에 따라 제품 제공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조속한 수급 정상화를 통해 더 나은 제품으로 고객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버거킹은 양상추 수급 불안정에 대응해 일부 매장에서 양상추 재고가 떨어지면 ‘너겟킹(치킨 너겟)’ 3조각을 손님에게 제공하고 있다. 버거킹 관계자는 “완전히 정상화되지는 않았으나 현재 양상추를 빼고 햄버거 제품을 제공하는 매장은 없다”고 밝혔다.

롯데리아의 경우 브랜드 모바일앱으로 일부 매장에서 양상추와 양배추를 혼합한 제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중량은 기존 제품과 동일하게 유지한다는 안내글을 올렸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지방 매장의 경우 양상추와 양배추를 혼합해서 제공하고 있다. 양배추가 기후 영향을 받는 농작물이다 보니 수급 정상화에 대한 부분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