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중국-호주 '석탄 갈등'...한국·인도 '요소수 고통'

글로벌이코노믹

중국-호주 '석탄 갈등'...한국·인도 '요소수 고통'

11일 오전(현지 시간) 호주 브리즈번 공항에서 관계자들이 호주에서 공수한 요소수를 공군 다목적 공증급유 수송기 KC-330에 탑재하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
11일 오전(현지 시간) 호주 브리즈번 공항에서 관계자들이 호주에서 공수한 요소수를 공군 다목적 공증급유 수송기 KC-330에 탑재하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
중국의 기후 대응 과정과 호주와 갈등에서 닥친 석탄 부족이 중국 국경을 넘어 비료와 디젤 배기가스 시스템에 사용되는 화학 물질의 수출까지 악영향을 주고 있다. 상호 의존하는 국가 공급망과 농업까지 방해하고 있다.

인도와 한국은 중국이 석탄에서 추출한 요소의 부족으로 수입물량이 줄면서 고통을 겪고 있다. 인도에서는 비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차량과 공장에서 디젤 배출을 줄이는 데 사용되는 요소수를 생산한다.

요소수는 요소의 수용액으로, 흔히 애드블루(AdBlue®)라는 상표명으로 유명하며 다른 명칭으로는 'DEF(diesel exhaust fluid)', 'Urea'라고 부르기도 한다.

통상적으로는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 내연기관의 배기가스 후처리 장치인 선택적 촉매환원(SCR) 장치의 작동에 필요한 질소산화물(NOx) 환원제를 가리키는데, SCR 장치는 화석연료가 연소할 때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촉매를 이용해 질소와 수증기로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요소수는 본래 차량 구동 자체에 관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기오염 문제에 따른 가스 배출 제한 때문에 유럽 연합의 유럽 배출가스 기준에 준하는 환경규제를 시행 중인 국가들에서는 요소수가 떨어지면 기름이 떨어진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요소수를 넣기 전까지 시동을 다시 걸 수 없고, 시동이 그대로 꺼져버리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디젤차한테는 제2의 연료처럼 취급되고 있다.

이에, 한국의 화물 트럭 운전자들은 요소수를 판매하는 주유소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부 운전자들은 운전을 중단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사재기 금지 조치를 하였지만 요소수 가격은 중고 시장에서 10배까지 치솟았다.

물류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부족이 공급망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지만 다음 달까지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통합물류협회 정책지원팀장인 정홍석 대표는 "장기간 부족한 것은 물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입품을 운반하는 화물 컨테이너가 항구에 갇혀 있을 수 있으며, 시멘트 생산과 납품이 느려짐에 따라 건설 현장 중단이나, 운송 서비스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부 인도의 펀자브에서는 겨울 파종 밀에 필수적인 비료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료 가격이 두 배나 올랐다.
일부 지역에서는 농부들이 며칠 동안 긴 줄을 서서도 비료를 살 수 없었다. 비료가 부족할 경우 작물 성장을 방해하고 식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도 정부는 비료의 충분한 공급을 약속하는 한편 암시장에서 거래하는 사람은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요소의 부족은 지난달 중국 정부가 요소를 포함한 비료 성분 수출에 대한 검사 인증서를 요구하는 새로운 관세 규정을 마련하면서 수출을 중단하기 시작한 때문이다. 중국은 석탄 부족으로 물질의 안정적인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적어도 18개 지방은 9월에 전기 사용을 억제하여 공장에서 가동 부분 중단 및 일부 지역에서 신호등까지 차단했다.

중국의 전력 부족은 애플 가젯과 가구를 포함하여 매일 사용하는 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강타했다. 중국의 석탄 문제는 기후환경 전환과 글로벌 공급망 위험을 야기하고 있다.

정부 데이터와 분석가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요소의 약 40%를 생산하고 있다. 수출은 지난해 중국 요소 생산량의 약 10%인 약 5600만 톤이었다. 나머지는 중국내 농업에 사용되었다. 인도는 중국의 요소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한국이 두 번째로 큰 구매자다.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요소 현물 가격은 10월 말에 톤당 약 494달러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부터 9월까지 한국 요소 수입품 중 약 97.6%가 중국에서 수입됐다. 한국의 마지막 요소 생산 공장은 2011년에 문을 닫았고, 해외 저가 제조업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2015년 한국은 트럭, 버스, 산업용 기계를 포함한 모든 디젤 엔진 차량에 배기가스 제어 시스템을 갖추도록 요구했다. 디젤 배기 유체 탱크가 가득 차 있지 않으면 엔진이 가동되지 않는다.

우려가 커지자 한국 정부는 공공부문과 외교 채널을 활용해 공급 안정을 추진 중에 있다. 이번 주 호주에서 약 27톤의 요소수를 공중 수송했다. 다음 주에는 약 200톤의 자동차용 요소수가 베트남에서 출하될 예정이며, 다른 나라에서 1만톤의 요소수를 추가로 조달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 세관당국은 한국 기업들이 잠정 계약을 통해 예약한 약 1만8700톤의 요소수의 출하를 승인하기 위해 나섰다고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