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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의 불청객? 치솟는 '밥상물가', 대선 낀 내년이 더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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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의 불청객? 치솟는 '밥상물가', 대선 낀 내년이 더 걱정

원재료 가격 상승 요인 고스란히 국내물가로 전이...상승 압력, 내년까지 지속 전망
대부분 농수산물 가격 상승, 생활용품 제품마다 등락...할인행사 많아 그나마 부담 경감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가 생활용품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안희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가 생활용품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안희진 기자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이 국내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의 동반상승을 유발하면서 급기야 소비자물가로 '확진' 양상으로 이어지자 국내 유통현장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식자재 가격 상승, 내년 초까지 이어질까?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2015년=100)로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3.2% 올라갔다. 지난 2012년 1월(3.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농‧축‧수산물(0.2%)은 3개월 연속 오름세가 둔화하는 추이를 보였지만, 돼지고기(12.2%), 수입 소고기(17.7%) 등 축산물 가격(13.3%)이 뛰었다. 달걀 값도 상승 폭은 줄었지만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33.4% 오른 수준이다. 대신에 같은 기간 배추(-44.6%), 파(-36.6%) 등 채소류 가격(-17.4%)은 내렸다.

글로벌이코노믹 취재진이 최근 일주일간 서울지역 시장과 중소형 마트를 방문해 확인한 결과, 얼갈이 배추 1봉(400g) 2500원, 다발무 한 단 4000원 수준이었다. 쪽파는 1단에 5000원을 육박했다.

젓갈류는 종류에 따라 100g당 4000원대에서 8000원대로 가격이 천차만별이었다. 국산 깐마늘은 1봉(150g)에 최저 3000원에서 최고 6000원을 호가했다. 국산 홍고추는 1봉(100g)에 3000원대 초반에 팔리는 추세였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크게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1~10월 누계 상승률이 2.2%로 이미 2%를 넘어섰다.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전가 되는 만큼 높은 수준의 소비자물가는 내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 첫 주인 이달 1~7일 한국신용데이터 데이터 포털은 외식업의 경우 전방위로 오르는 식자재 가격 탓에 손실 회복에 어려움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도매 시장가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11월 1주 차 주요품목 가격 동향을 보면 굴 1㎏ 가격은 1만 5163원으로 10월 평균 9849원 대비 5314원(53.95%) 올랐다. 도매가 기준 조선 애호박 20개(2만 3349원)는 10월 대비 113.21%, 청양고추 10㎏(4만 1143원)은 52.64%, 무 20㎏(1만 548원)은 41.66%, 고등어 10㎏(3만 5429원)은 46.65% 올랐다.

생활용품 영역은 장바구니 부담에서 제외?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로 2012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 자료=통계청이미지 확대보기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로 2012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 자료=통계청

한국소비자원은 11월 기준 대형마트의 치약(3개입) 판매 가격은 7691원으로 10월보다 6%(8180원)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샴푸(600) 판매 가격은 1만 670원으로 3%(1만 320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물가정보원은 11월 섬유유연제(2) 가격이 9700원으로 10월(1만 1400원)보다 15% 감소했으며 주방세제(450)는 3690원으로 10월(3000원) 대비 23% 상승했다고 집계했다.

같은 날 서울 지역 대형마트 2곳중소형마트 1곳을 방문해 소비자물가를 직접 확인한 결과 한국소비자원이 명시한 가격동향과 일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대형마트에서 ‘’ 치약(3개입) 판매가격은 5900원으로 정상가 대비 28% 감소폭을 보였다. ‘’ 치약은 9900원짜리 3개입 상품에 치약 1개를 더 증정해 4개 묶음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 샴푸(600) 판매가격은 2950~3000원으로 정상가 대비 71% 저렴했다. ‘’ 섬유유연제(2)는 1개 가격 기준 약 20% 수준의 할인율로 가격이 책정돼 있었으며 ‘’ 주방세제(450)의 1개 가격은 3550원으로 전달 대비 18%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생활용품 할인 행사를 다양하게 개최하고 있다. 위드코로나 전환 이후로 매장을 방문한 손님이 많이 늘어나진 않았다. 아직까지는 객수가 10월과 비슷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10월 소비자물가 고공행진, 이유 있었다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 ‘국제원자재시장’ 동향에 의하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10월 식품가격지수’는 지난해 말 대비 22.6% 상승한 133.2였다. 이는 2011년 7월(133.2) 이후 10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이다.

식품가격지수 품목군별 비중은 육류(33%), 곡물(29%), 팜유 등 유지류(17%), 유제품(14%), 설탕(7%)으로 나타났다.

이런 영향을 받아 국내 장바구니 물가도 고공행진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라면 가격이 약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는 등 가공식품 가격도 천정부지로 올랐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이 발표한 10월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09.89(2015년=100)로 1년 전보다 3.1%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밀가루, 팜유 등 원재료비 상승으로 라면 가격이 1년 새 11.0% 올랐는데, 이는 2009년 2월(14.3%) 이후 12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곡물가격지수도 캐나다·러시아·미국 등 주요 밀 수출국의 수확량 감소로 인해 10월 대비 3.2% 상승한 137.1포인트로 집계됐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월드 뱅크는 내년 중 유지류 가격은 올해 수준을 유지(+0.3%)하겠으나, 곡물·설탕 가격은 작황 개선으로 하락(각각 -9.8%, -5.1%)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국제유가 추이와 라니냐 등 남미지역 이상기후 가능성 등 가격 불안 요인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만큼 변동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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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