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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 위정현 게임학회장 "P2E 유행, 게임계 전체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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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 위정현 게임학회장 "P2E 유행, 게임계 전체 피해 우려"

검증되지 않은 사업자 난립할 것…제어도 쉽지 않아
청소년 사건사고 등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 우려돼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사진=한국게임학회이미지 확대보기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사진=한국게임학회
한국 게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 국내외 학술적 교류 증진을 목표로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가 설립한 한국게임학회가 설립 20주년을 맞이했다.

학회의 주요 활동 방향과 목적에 대해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지난 몇년 동안 AI(인공지능) 등 신기술은 물론 물론 확률형 아이템, 중국 판호, 게임 관련법 개정 등 업계 이슈를 파악해왔다"며 "게임 산업의 새로운 동향을 연구하는 것이 학회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지난 2018년부터 학회를 이끌어오며 다양한 게임계 현안에 가감없는 비판을 제기해온 '미스터 쓴소리'다. 그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장에서도 "국내 게임계는 확률형 아이템을 바탕으로 이용자를 쥐어짜는 방향으로만 발달했다"고 발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위 학회장은 지난달 게임학회 정기총회를 통해 학회장 연임이 결정됐다. 2023년까지 학회를 이끌게된 그는 "최근 주의깊게 살펴보는 이슈는 'P2E(플레이 투언) 게임' 유행"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P2E 게임의 위험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게임 이용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뜻을 담은 'P2E 게임'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게임 속에서 암호화폐를 직접 채굴하거나 게임 내 재화, 아이템이 NFT(대체 불가능 토큰)과 연결되는 등의 기능을 갖춘 게임을 의미한다.

국내 게임계는 현재 P2E 게임이 '대유행'하고 있다. 지난 8월 출시한 '미르4' 글로벌 서버에 동시접속자 130만 명 이상을 끌어모은 위메이드를 필두로 컴투스, 네오위즈, 카카오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다양한 업체들이 P2E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한국게임학회 추계 학술발표대회·정기총회에 참석한 위정현 학회장. 사진=한국게임학회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게임학회 추계 학술발표대회·정기총회에 참석한 위정현 학회장. 사진=한국게임학회

P2E 게임은 현행 게임법(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상 사행성 문제에 저촉돼 국내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앞서 '무돌 코인'을 게임 내에서 채굴할 수 있는 나트리스 P2E 게임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이하 무돌삼)는 지난달 출시 후 한달 만에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분류 취소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돌삼'의 전작으로 알려진 '무한돌파삼국지 포 카카오'는 지난 2019년 서비스가 종료됐다. 위정현 학회장은 "코인 하나만 붙였을 뿐인데 앱마켓 인기순위 1위에 장기간 머무르는 등 원작에 비해 큰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돌삼의 서비스 중단은 예견된 것이었고, 이 정도만으로도 손해는 보지 않았을 것"이라며 "무돌삼 이후로 검증되지 않은 사업자들이 '치고 빠지기'를 노리고 난립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현행 법으로 이를 제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위 학회장은 P2E 게임 청소년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는 "경제력이 부족한 청소년 입장에선 게임을 통해 조금이라도 돈을 번다면 혹할 가능성이 높다"며 "P2E를 즐기던 청소년들이 사건·사고와 연루된다면 과거 '바다이야기' 사태처럼 겉잡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바다이야기'는 2004년 출시된 오락 게임기로, 도박에 가까운 심각한 사행성 문제로 인해 불법 게임물로 지정됐다. 이 과정에서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부실 심사를 진행했다는 논란이 일고 개발사 대표와 관계자가 구속되는 등 한국 게임업계에 있어 '주홍글씨'가 된 사건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위정현 학회장은 "최근 게임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많이 개선된 편이나, 불과 몇년 전만 해도 '4대 중독'에 게임이 포함되는 등 이미지가 좋지 않았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P2E 게임'으로 인해 사회적 시선이 급변하는 등 게임계 전체가 타격을 입는 불상사가 일어나선 안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