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10년간 국내 기업들의 M&A 사례를 조사한 결과 건수와 금액이 글로벌 선진국 G5(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국가들 대비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10일 전경련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최근 10년간 주요 선진국 G5 기업들의 M&A 건수는 2598건이었으며, 금액은 1조933억달러(한화 약 1306조원)에 달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의 M&A 건수는 총 1063건으로, 금액은 2737억달러(한화 약 327조원)였다. G5 대비 국내 기업들의 M&A 건수는 41% 수준이었으며, 금액은 25%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G5 국가들은 기존 산업들을 포함해 신산업 분야 모두에서 다양한 인수합병이 진행했지만, 국내 기업들은 기존 산업부문에서만 M&A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먹거리로 불리는 신산업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G5 국가들은 헬스케어·커뮤니케이션 등 신산업 2개 업종과 산업재·소비재 등 기존 산업 2개 업종에서 활발하게 M&A를 진행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기존 산업재 분야에서만 M&A를 했으며, 헬스케어 분야 M&A 실적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전경련은 국내의 엄격한 제도적 환경을 지적했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지주사 규제가 적용되거나 계열사간 지원 행위가 엄격하게 금지되면서 기업들의 M&A 행위가 G5국가들에 비해 소극적이라는 설명이다.
유정주 전경련 기업정책팀 팀장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적극적인 M&A를 통해 신산업 분야에 진출하려면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