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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액티비전 대표 '사내 성추행 은폐' 논란에 인수 협상 시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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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액티비전 대표 '사내 성추행 은폐' 논란에 인수 협상 시도해

월스트리트저널 보도 후 3일만에 협상 개시
잠재적 경쟁사 물리치기 위한 '숨가쁜 2달'

필 스펜서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 대표. 사진=트위터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필 스펜서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 대표. 사진=트위터 캡처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바비 코틱 액티비전 블리자드 대표가 언론 보도로 인해 논란에 휩싸인 직후 본격 협상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매체 게임스팟이 현지시각 2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19일에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는 월스트리트 저널이 "코틱 대표가 최소 2018년부터 자회사 내 성추행 피해 사실을 보고받았으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보도한지 사흘만의 일이었다.
게임스팟이 인용한 것은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미국 증권거래소에 지난 18일 제출한 인수합병 보고서로, 주주들에게 인수합병의 경위를 설명하기 위한 해당 문서에 자세한 인수합병 과정이 포함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필 스펜서 MS게이밍 대표는 지난해 11월 19일 코틱 대표와 '전략적 기회'에 관해 논의했으며, 다음날 사티아 나델라 MS 대표가 직접 코틱 대표와 전화로 논의했다. 연이어 MS 측이 22일 액티비전 블리자드 측에 재무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며, 코틱 대표는 MS가 거래에 진심이라는 점을 입증해달라며 이 요구를 거부했다.

바비 코틱 액티비전 블리자드 CEO. 사진=Getty이미지 확대보기
바비 코틱 액티비전 블리자드 CEO. 사진=Getty

MS 측은 26일 액티비전 블리자드 측에 주당 80달러 전액 현금 거래를 잠정 고려 중인 가격으로 제시했고, 액티비전 블리자드 측은 주당 90~105달러를 원한다고 응답했다. MS 측은 29일 요청을 받아들였고, 양사는 나흘 동안 협의한 끝에 앨런 앤 컴퍼니를 M&A 법률 자문사로 선택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6일 MS 측에 재무 관련 기밀 문서를 전달했고, 나흘 뒤 잠정 거래가가 주당 90달러로 정해졌다. 두 회사는 약 한달의 협상을 거쳐 1월 17일 주당 95달러로 거래가를 확정지었고, 다음날 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양 사가 법률 자문사를 확정한 지난해 12월 3일, 한 게임사의 대표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측에 인수 관련 논의를 해보자는 이메일을 보냈으며 사흘 뒤인 6일 한 개인이 구체적인 인수 방안을 담은 이메일을 보내왔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게임사 대표와 개인이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았다.

투자 전문지 더 스트리트(The Street)는 지난달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전에 소니와 아마존이 주요 경쟁사로 참여했을 것"이라며 "메타 플랫폼스·알파벳(구글)·애플·월트 디즈니 컴퍼니 등도 잠재적인 경쟁자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아직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했으며, 회계연도 2023년(2022년 7월 1일~203년 6월30일)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당사자 중 한 쪽이 거래를 중단할 경우 MS는 22억7000만달러(약 2조7069억원)를, MS는 최대 30억달러(약 3조5774억원)를 상대편에게 지불해야 한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