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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닉의 아버지' 나카 유지 "스퀘어 에닉스는 진정성 없는 게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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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닉의 아버지' 나카 유지 "스퀘어 에닉스는 진정성 없는 게임사"

"게임 개선 노력 모두 묵살돼…법정 소송 치뤘다"

나카 유지 개발자. 사진=스퀘어 에닉스 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나카 유지 개발자. 사진=스퀘어 에닉스 유튜브
세가 사미의 대표작 '소닉 더 헤지혹' 원작 개발에 참여했던 원로 게임 개발자 나카 유지가 최근 3년 동안 몸 담았던 게임사 스퀘어에닉스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나카 유지 개발자는 28일 저녁 SNS를 통해 "스퀘어에닉스서 게임 개발에 참여하는 동안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으나 사측은 이를 모두 거부하고 대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며 "게임은 물론 이용자들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진정성 없는 회사"라고 지적했다.
스퀘어에닉스는 지난 2018년 1월 나카 유지 개발자를 영입, 오리지널 IP 기반 액션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해당 게임은 '밸런 원더월드'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3월 출시됐으나 그래픽의 부실성, 부족한 게임성 등으로 크게 혹평을 받았고, 나카 유지 개발자는 그 다음달 퇴사했다.

미국 게임 통계 사이트 오픈 크리틱에 따르면 '밸런 원더월드'는 총 73명의 평론가와 매체 기자들이 평가에 참여, 100점 만점에 48점을 받았다. 이는 같은 해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돼 평론가들이 평가한 게임 388개 중 6번째로 낮은 점수에 해당된다.

나카 유지 개발자가 4월 28일 SNS서 법원 앞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스퀘어 에닉스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나카 유지 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나카 유지 개발자가 4월 28일 SNS서 법원 앞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스퀘어 에닉스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나카 유지 트위터

'밸런 원더월드'에 관해 나카 유지 개발자는 "출시 6개월 전부터 사측에서 나를 디렉터 업무에서 제외하는 명령을 내려 손 쓸 도리가 없었다"면서도 "초창기부터 기획에 참여했던 작품이 이러한 결과를 낳고 만 것에 진심으로 안타까움을 표한다"고 말했다.

SNS에 올린 게시글에 나카 개발자는 법원 앞에서 찍은 사진을 함께 올리며 스퀘어에닉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재판에서 승소해 스퀘어에닉스가 내게 내린 업무 명령의 효력이 상실됐다"며 "재판 과정에서 담당 이사·인사부·사운드 담당·홍보 담당·프로듀서가 모두 해당 업무 명령에 관여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사측이 나카 개발자를 업무에서 제외하라고 명령한 결정적인 이유는 사운드 팀·개발에 참여한 파트너사 '아제스트'와의 불화 때문이었다. 이에 관해 그는 "사운드 팀은 프로모션 과정에서 한 유튜버가 피아노 연주한 악보를 공개하려 했다"며 "오리지널 IP에 걸맞게 자체 제작 악곡을 써야된다 주장해 트러블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또 "아제스트와의 불화는 해당 개발진에 불편한 점을 수정해달라고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이를 묵살하고 수정 없이 결과물을 제출했기 때문"이라며 "개발진 스케줄을 관리하는 오오지마 후지모토 프로듀서에게 이러한 사실을 전달했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나카 개발자는 "출시 직전까지 게임을 개선하기 위한 의무를 다하기 위해 변호사를 통해 사측에 의견을 전달하려 했으나 이마저 들어주지 않았고, 결국 법정 소송을 강행해야 했다"며 "좋은 액션 게임을 세상에 제대로 내고 싶었으나 이런 결과를 낳게 돼 유감"이라고 전했다.

스퀘어에닉스서 퇴사한 나카 유지 개발자는 지난해 1인 스튜디오 '프롭(Prope)'을 설립, 12월 모바일 캐주얼 게임 '샷 2048'을 선보이며 1인 개발자의 길을 걷고 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