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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트위터 재판, 머스크에 유리한 국면 전개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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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트위터 재판, 머스크에 유리한 국면 전개된 이유



트위터의 mDAU 증가 추이. 사진=스태티스타이미지 확대보기
트위터의 mDAU 증가 추이. 사진=스태티스타

트위터 인수 계획을 접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계약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트위터 사이의 재판이 오는 10월부터 열릴 예정인 가운데 법정 밖에서 이미 뜨거워지기 시작한 머스크와 트위터 사이의 공방이 트위터 측에서 뜻밖의 내부고발자가 나오면서 머스크 CEO에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이 사건을 맡은 델라웨어주 형평 법원에서 캐슬린 맥코믹 판사 주재로 열린 준비기일에서 맥코믹 판사가 트위터 내부고발자를 증인으로 채택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맥코믹 판사가 증인으로 소환할 가능성을 내비친 사람은 트위터에서 보안 담당 임원으로 근무했던 피터 자트코. 미국 언론에 따르면 자트코는 지난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관계 당국에 제출한 고발장에서 “봇 계정(가짜계정)을 철저히 관리해왔다는 트위터 측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폭로해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인물이다.

이 폭로 자체로도 “트위터 경영진이 가짜계정 규모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트위터 인수 계획을 철회한 머스크 측에 힘을 실어주는 것일뿐 아니라 허위계정 문제가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자트코가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번 재판에 나와 공개적으로 트위터의 치부를 드러낼 경우 소송을 제기한 트위터 측이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트위터 내부고발자, 머스크 재판 증인 채택 가능성 커져

더버지에 따르면 머스크 측 변호인단은 이날 열린 준비기일에서 “트위터 측은 우리가 요청한 트위터 가짜계정에 관한 정보를 성실히 제공했다는 입장이지만 우리는 트위트 측의 말을 믿을 수 없다”면서 “트위터가 실제로 어떻게 트위터 계정을 관리해왔는지를 직접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이 일방적으로 제공한 가짜계정 규모는 믿을 수가 없으니 이번 재판을 통해 계정 실태를 직접 살펴볼 것을 재판부에 요청한 것. 실제로 이를 위해 머스크 측 변호인단은 자트코의 폭로 소식이 알려지기 전에 자트코를 증인으로 부를 것을 재판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버지에 따르년 이번 재판을 맡은 맥코믹 판사는 당초 변호인단의 이같은 요청을 거절했으나 이날 주재한 준비기일에서는 달라진 입장을 보였다.

맥코믹 판사는 이날 준비기일을 마치면서 “변호인단의 요청을 심사숙고해보겠다”고 밝혔기 때문. 휘발성 높은 자트코의 폭로가 재판부에도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맥코믹 델라웨어주 형평법원 판사는 머스크 측의 연기 요청에도 10월 17일부터 닷새간 첫 재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바 있고 이날 준비기일은 본 재판이 열리기 전에 재판부와 검사와 변호인이 공판에서 다룰 쟁점을 정리하는 재판 준비 절차로 진행됐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보통 법원과 형평 법원이 통합돼 하나로 운영되고 있지만 델라웨어주를 비롯한 일부 주에서는 보통 법원과 형평 법원이 따로 운영되고 있다. 형평 법원은 기존의 보통법을 적용하는 보통 법원과 달리 도덕과 양심에 의해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 다르다.

◇mDAU 실체가 열쇠 될 듯

피터 자트코 전 트위터 보안담당 임원. 사진=위키피디아이미지 확대보기
피터 자트코 전 트위터 보안담당 임원. 사진=위키피디아


트위터 측 내부고발자로 등장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자트코가 이번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되면 머스크 측 주장을 뒷받침하는데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는 트위터 전체 계정에서 가짜계정이 트위터 측 주장대로 5% 이하라는 점을 트위터 측이 입증하지 못하면 트위터를 인수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머스크는 트위터의 가짜계정이 20%에 달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트위터 측은 가짜계정와 관련한 정보를 사실대로 공개해왔다는 고수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이와 관련, 더버지는 “당초 예상대로 가짜계정 문제가 트위터에 불리한 증인의 등장을 계기로 더욱 집중적으로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준비기일에서 거론된 ‘mDAU’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mDAU란 트위터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해 활용하는 사용자 관리 지표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지표 DAU에 m(monetizable‧현금화 가능한)의 개념을 합친 새로운 형태의 지표다.

DAU가 특정 웹사이트나 앱을 하루동안 방문한 사용자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게 해주는 일반적인 지표라면 mDAU는 광고가 노출돼 있는 트위터의 웹사이트나 모바일사이트에 하루동안 접속해 활동 한 사용자의 규모를 알게 해주는 지표다. 트위터를 기준으로 말하면 한마디로 광고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 일간 활동 사용자 규모를 말한다.

트위터 측이 가짜계정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게 자트코가 폭로한 중요한 내용이자 머스크 측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내용인데 앞으로 재판에서 mDAU를 둘러싼 실체가 밝혀지면 트위터 측에 치명타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더버즈에 따르면 mDAU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자트코의 폭로 내용은 트위터가 그동안 최고 1000만달러(약 134억원)에 달하는 보너스를 걸고 트위터 사용자 계정을 늘릴 것을 임원들에게 독려해왔다는 점이다.

더버즈는 “자트코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트위터 임원들은 가짜계정을 관리하는데는 신경을 쓰지 않고 어떻게든 광고 매출을 늘리는데 도움이 되는 활성 사용자 계정을 늘리는데 주력해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트위터, mDAU 잘못 집계한 사실 뒤늦게 드러나

트위터가 올 1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mDAU 집계와 관련해 실수를 인정한 대목. 사진=트위터

트위터가 지난 1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mDAU와 관련한 정보를 잘못 집계해 발표했다고 자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도 향후 재판에서 트위터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위터가 지난 4월 1분기 실적발표를 하면서 내놓은 보고서의 2쪽에서 “지난 2019년 1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와 관련해 이미 발표한 mDAU 집계가 잘못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힌 사실이 일부 미국 언론을 통해 밝혀졌기 때문이다.

트위터가 새로 정정하겠다며 공개한 내용을 보면 앞서 발표한 것보다 mDAU 규모가 죄다 줄어든 것으로 돼 있다.

따라서 트위터 측이 가짜계정 비율은 5% 아래라고 주장해온 것은 지난 2019년 실적발표에서 mDAU 기준으로 전체 계정을 분석한 결과 5% 밑이었다는 주장이었으나 mDAU 집계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한만큼 트위터 측이 밝힌 가짜계정 비율을 더 이상 신뢰하는 것은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