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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4년-⑤] 현대차그룹 사장단 살펴보니, 순혈 대신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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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4년-⑤] 현대차그룹 사장단 살펴보니, 순혈 대신 실력

8인의 사장단 중 6명은 영입인사들
안살림 맡는 재경부문은 순혈 유지


(왼쪽부터 시계방향) 장재훈 경영총괄사장, 박정국 R&D총괄사장, 공영운 전력기획 담당 사장, 김걸 기획조정실 사장, 호세무뇨스 해외영업총괄사장, 송창현 TaaS서비스형운송사업본부 사장, 신재원 AAM담당 사장, 지영조 이노베이션 담당 사장 순.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시계방향) 장재훈 경영총괄사장, 박정국 R&D총괄사장, 공영운 전력기획 담당 사장, 김걸 기획조정실 사장, 호세무뇨스 해외영업총괄사장, 송창현 TaaS서비스형운송사업본부 사장, 신재원 AAM담당 사장, 지영조 이노베이션 담당 사장 순. 사진=현대차


현대차의 사장단은 그야말로 외인구단이다. 8명의 사장단 중 6명이 현대차 공채 출신이 아닌 외부영입인사다. 특히 정의선 회장과 함께 현대차의 경영총괄을 맡고 있는 장재훈 사장이 공채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 주목된다. 과거 '가신단'이란 별칭으로 불릴 정도로 현대맨 출신을 중용해온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10월 정의선 회장이 회장직에 선임된 후 변화하기 시작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측근들이 하나둘 2선으로 물러나는 것과 동시에 정 회장이 외부에서 영입해온 실력파 CEO들이 송곳처럼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분기말 기준 12개 상장사를 거느리고 있다. 12개 상장사 중 사장급은 모두 19명으로 현대차만 유일하게 8명의 사장단을 운영 중이다.

특히 현대차 8인의 사장단 중 6명은 현대차 공채 출신이 아닌 영입인사들이다. 정 회장과 함께 경영총괄을 맡고 있는 장재훈 사장은 삼성 출신으로 알려졌으며, 공영운 전략기획 담당 사장은 기자 출신이다.

현대차 이노베이션을 맡고 있는 지영조 사장은 삼성전자 출신이며, 호세무뇨스 해외영업 담당 사장은 닛산USA 임원을 지냈다. 정 회장이 직접 영입하면서 주목을 받은 신재원 AAM 담당 사장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일했으며, 송창현 TaaS 담당 사장은 네이버랩스 출신이다.

현대차 뿐만 아니라 주력계열사 사장 중에도 영입인사들이 있다. 현대제철을 맡고 있는 안동일 사장은 포스코에서만 35년 근무한 철강맨이며, 서정식 현대오토에버 사장은 삼성전자와 하나로텔레콤, 대림코퍼레이션에서 일했다.

현대차그룹을 움직이는 주요계열사의 사령탑 19명 중 40% 정도가 외부에서 데려온 영입인사인 셈이다. 특히 주요 그룹들이 순혈 출신의 경영진들로 구성된 부회장단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부회장단이 아예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인사 방침에 대해 "정 회장의 실력우선주의가 적용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주요 인사 중 상당수가 정 회장이 직접 영입해서다.

반면 재경부문은 여전히 순혈주의가 이어지고 있다. 안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최고재무책임자들의 경우 대부분 현대차 재경본부 출신들이 맡고 있다.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과 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의 경우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 경리부 출신이기도 하다.

재계에서는 경영부문에서는 활발하게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현대차그룹이 굳이 재경부문에서만 유독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부분에 대해 '지배구조'를 지목했다. 순환출자 형태의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여러 계열사의 재무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계획을 세워야 하는 만큼 순혈주의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