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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돋보기] CJ제일제당이 '특허소송 늪'에 빠진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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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돋보기] CJ제일제당이 '특허소송 늪'에 빠진 까닭

6월 말 기준 바이오 특허 관련 포함 총 114건 소송 진행 중
식품·바이오 사업 보호 위한 '특허' 소송 계속 지속 전망
사진=CJ제일제당 사업소개 화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사진=CJ제일제당 사업소개 화면 캡처

CJ제일제당이 특허 소송의 늪에 빠졌습니다. 앞서 국내외 기업과 수차례 불협화음을 보인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 기업과 특허권 분쟁이 한창입니다. 앞으로도 CJ제일제당의 '특허 소송 전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양한 연구개발(R&D)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는 국내 독보적 1위 식품기업의 기술을 향한 집념 때문입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현재 미생물 발효 및 생화학을 핵심 기술로 하는 중국 제조 기업 성호과기(Star Lake Technology)와 특허 관련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11월 이 기업이 자사의 '핵산(Nucleotides)' 특허 기술을 침해했다고 판단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산은 음식 맛을 살려주는 대표적인 조미소재로 CJ제일제당 핵산은 글로벌 1위를 달릴 만큼 그 위상이 대단합니다. 중국 내에서도 시장 점유율 1위라고 하네요.

이달 중국 현지 법원은 1심에서 성호과기 손을 들어주면서 원고인 CJ제일제당에 패소 판결을 내렸는데요. CJ제일제당은 이에 항소 계획을 밝혀 특허 소송이 장기화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우리 기술이야"…특허를 둔 법적 공방


CJ제일제당을 둘러싼 국내외 식품업계와의 특허 소송은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의 경우 CJ제일제당은 지난 2020년 9월 대상을 상대로 동물 사료 첨가제 '라이신 개발 기술' 관련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100억원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라이신은 가축의 성장 발육을 돕는 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인데요. CJ제일제당의 라이신은 글로벌 1위로 점유율이 20%에 달합니다. 해당 소송은 지난해 말 CJ제일제당 소송을 취하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습니다.

이에 앞서선 일본 바이오기업인 아지노모토가 글루탐산나트륨(MSG) 특허를 침해했다며 CJ제일제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법원은 1심에서 아지노토모의 손을 들어줬고 CJ제일제당은 불복해 이에 상고까지 했으나 올해 5월말 합의로 소송은 종결됐습니다.

이외에도 현재진행 중인 소송은 더 있습니다. 중국기업 동샤오(Dongxiao)에 제기한 라이신 생산 공정 관련 특허 소송을 비롯해 일본, 독일 등 바이오 사업에서 관련 특허 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30일기준 CJ제일제당 연결회사가 원고로 계류 중인 주요 소송사건은 26건, 피고로 계류 중인 주요 소송사건은 88건에 달했습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일어나고 있는 특허 소송이 이례적이거나 드문 일은 아니다"라며 "바이오 사업 영역에서는 다른 사업 대비 특허와 관련한 소송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허 기술 보호 위한 소송 계속 전망


CJ제일제당이 특허로 골머리를 앓는 배경으로는 폭넓은 사업 포트폴리오가 꼽힙니다. 현재 영위하는 주요 사업은 △식품 △바이오 △피드&케어 사업 등으로 최근 바이오 사업 영역을 확대 중입니다.

사업을 위해 지켜야 할 지적재산권이 늘고 나아갈 사업 방향도 연구개발(R&D)이 핵심이다보니 '특허'를 둘러싼 법적공방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시나리오가 나옵니다.

실제 CJ제일제당이 보유한 특허 기술은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6월 말 기준 대표적 경쟁사인 대상의 국내외 특허와 실용신안은 약 500건, 같은 기간 풀무원의 국내외 특허등록 및 상표등록 건수는 각각 87건, 2250건인 반면 CJ제일제당의 지적재산권 수는 1만6925건이나 됩니다. 이중 국내외 특허만 무려 5357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더욱이 CJ제일제당은 R&D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사용한 R&D(물류부문 제외)는 2020년(1469억7800만원)보다 13.3% 많은 1693억4700만원이었습니다. 올 상반기까지는 연구개발비로 1004억700만원을 투자해 R&D 비용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앞으로 출원할 특허가 더 많아질수록 핵심 기술 보호를 위해서라도 향후 다수의 특허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선입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R&D 분야에서 소송을 주고 받는 것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식품이나 바이오 생산 등을 구성하는 기술 특허는 시간과 비용도 오래 투자되기 때문에 경쟁사 사용을 견제할 수 밖에 없다"면서 "핵산, 라이신 같이 '균주'가 가르는 기술력에 대해서는 경쟁사에 일종의 경고를 보내는 형태로 소송에 임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