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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인구 올해 소폭 증가…이민자 급증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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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인구 올해 소폭 증가…이민자 급증 덕분

미국(주황색), 중국(파란색), 인도(검은색), 나이지리아(녹색)의 인구 증가 추이. 사진=미 인구조사국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주황색), 중국(파란색), 인도(검은색), 나이지리아(녹색)의 인구 증가 추이. 사진=미 인구조사국

경제활동 인구 또는 고용인구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성장을 이어가는 것은 어느 나라든 불가능한 일이다. 현재 세계 1위 경제대국인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미국 인구 역시 지난 1950년대 이후 감소 추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특히 1990년대 이후 인구 증가율이 급격히 추락하고 있는데 지난 2020년 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낙폭이 더 커지면서 인구 감소발 경제 후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그러나 미 인구조사국이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2022년 인구 통계’는 한가닥 희망의 빛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미국 인구가 지난해와 비교해 비록 소폭이지만 약 120만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를 액면 그래도 받아들어야 하는지, 얼마나 희망적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상당하다. 이민자가 아니었다면 이조차도 불가능했을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올들어 미국 인구 130만명 늘어나 지난해 대비 0.4% 증가


미국의 인구 증가율 추이. 사진=미 인구조사국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인구 증가율 추이. 사진=미 인구조사국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올해 기준 미국 인구는 3억3330만명 수준으로 파악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약 130만명이 늘어나 지난해 대비 0.4%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지난해 인구 증가율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장 심각하게 지속된 코로나 대유행의 여파로 미국 역사상 최처 수준인 0.1%를 기록했던 사실을 고려하면 소폭이나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코로나발 인구 감소 현상은 일단 진정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가능한 대목이다.

지역별로 보면 뉴욕주, 뉴저지주, 매사추세츠주를 중심으로 한 동부 지역에서는 약 20만명이 줄어든 반면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를 비롯한 남부 지역에서는 13만명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인구가 11만명 줄어 3900만명을 겨우 유지한 반면, 캘리포니아에 이은 ‘제2의 실리콘밸리’로 부상하고 있는 텍사스주의 인구는 반대로 증가한 결과 3000만명 선을 돌파, 미국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떠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미국 인구가 지난해와 올해 사이에서 소폭이나마 증가한 배경에는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 분이 24만5000여명을 기록한 것이 작용한 것으로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 2007년 이후 인구 자연증가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고 미 인구조사국은 설명했다.

그러나 브루킹스연구소의 인구조사 전문가 윌리엄 프레이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환영할 일인 것은 맞지만 이민자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민자 급증 덕에 미국 인구 소폭이나마 증가


미 이민자 추이. 사진=스태티스타이미지 확대보기
미 이민자 추이. 사진=스태티스타


이민자가 아니었으면 소폭의 인구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말은 지난해 미국에 새로 정착한 이민자가 인구 자연증가 분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증가했다는 뜻이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으로 이민 온 사람의 규모가 새로 들어온 사람에서 새로 나간 사람를 뺀 순유입 규모를 기준으로 보면 100만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37만여명에 그쳤던 순 이민자 규모가 1년 사이에 무려 169%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얘기다.

미 인구조사국은 “이민자 순유입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이 미국 인구를 그나마 증가시킨 가장 주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고용시장 경색에 따른 구인대란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물결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미국의 출산율 하락은 미국 경제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배경”이라면서 “이민자, 특히 젊은 세대 중심의 이민자가 크게 유입되지 않으면 미국 인구를 지탱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게 해준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남미지역서 유입된 이민자 역대 최다 기록


이민자의 대거 유입이 미국의 인구 증가율 추락에 그나마 제동을 걸었음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미 연방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이 23일 발표한 자료에서도 확인됐다.

CBP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미국 남부 국경을 넘어 새로 유입된 외국인이 약 23만명을 넘어서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0% 이상 급증한 규모다.

CBP 발표에서 또 주목되는 것은 미국과 붙어있는 이같은 경로로 미국에 이민 온 사람의 구성을 분석한 결과 멕시코를 비롯한 중미 국가의 국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기록해 53%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줄어든 반면에 쿠바, 니카라과, 베니수엘라를 비롯한 사회주의 진영에 속한 국가들에서 유입된 이민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점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