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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인 기대수명 ‘26년 만에 최저’ 찍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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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인 기대수명 ‘26년 만에 최저’ 찍은 이유

CDC “코로나 및 약물중독 관련 사망자 급증 여파 사망률 2년 연속 증가한 때문”



미국인 기대수명 추이. 사진=미 CDC/ABC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인 기대수명 추이. 사진=미 CDC/ABC뉴스

미국인의 기대수명이 2년 연속 떨어진 결과 지난해 기준으로 2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출생한 신생아를 기준으로 한 기대수명이 76.4세로 조사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2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2021년도 미국의 사망률’ 보고서의 핵심이다.

CDC에 따르면 이는 미국인의 사망률이 2년 연속으로 증가한 결과로 분석됐다.

2020년부터 2년 넘게 맹위를 떨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도 미국인의 기대수명에 직격탄을 날렸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원인도 코로나 사태만큼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인 기대수명 199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


1980년 이후 미국인의 기대수명 추이. 사진=ABC뉴스/미 CDC이미지 확대보기
1980년 이후 미국인의 기대수명 추이. 사진=ABC뉴스/미 CDC


CDC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의 기대수명은 전년보다 0.6세 줄어든 76.4세로 집계됐고 이는 사망률이 5.3% 오른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9년과 코로나 사태가 처음 터진 2020년 사이 기대수명이 1.8세 줄어든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었으나 사망률이 2년 연속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미국인의 기대수명이 지난 199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CDC는 설명했다.

미국의 10만명당 사망자 수는 2018년 723.6명이던 것이 2019년 715.2명으로 잠시 줄었으나 2020년 835.4명으로 늘더니 지난해엔 879명으로 거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결과 2019년 79세였던 기대수명이 2020년 77세로 낮아진데 이어 지난해엔 76.4세로 더 낮아졌다는게 CDC의 설명이다.

남녀별 차이를 보면 남성의 기대수명은 2020년 74.2세에서 지난해 73.5세로 0.7세 감소했고 여성은 79.9세에서 79.3세로 0.6세 낮아져 남녀간 낙폭의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관련 사망 22.5%, 약물중독 관련 사망 22% 급증


미국인의 주요 사망 원인. 사진=미 CDC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인의 주요 사망 원인. 사진=미 CDC


2년 연속 사망률이 높아진 가운데 주요 사망원인을 분석한 결과 심장병, 암, 코로나가 2020년과 마찬가지로 지난해에도 3대 사망 원인으로 분석됐으나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2020년의 경우 미국 인구 10만명당 코로나와 관련한 사망자 수는 85명이었으나 지난해엔 104.1명으로 1년 사이 22.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CDC는 미국의 사망률이 2년 연속 높아진 또다른 주요 배경으로 약물 중독을 꼽았다.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미국인이 2020년엔 10만명당 28.3명이었는데 지난해엔 32.4명으로 1년 사이에 22%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사회의 고질적인 약물 중독 문제가 기대수명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는 뜻이다.

CDC는 “약물 중독에 따른 사망은 헤로인보다 50배 강력한 것으로 알려진 펜타닐을 비롯한 마약성 진통제와 대부분 관련이 있다”면서 “약물 중독과 관련한 사망자 규모는 현재 미국에서 발생하고 사고사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