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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세계 최강국의 '불안한' 패권…미국인 47% "영향력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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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세계 최강국의 '불안한' 패권…미국인 47% "영향력 감소"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조사한 18개국 국민의 ‘자국 영향력’ 평가 결과. 사진=퓨리서치센터이미지 확대보기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조사한 18개국 국민의 ‘자국 영향력’ 평가 결과. 사진=퓨리서치센터

통계 뉴스를 많이 내기로 유명한 US뉴스앤월드리포트가 최근 전 세계 85개국을 대상으로 가장 영향력이 강한 나라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해에도 변함없이 1위 자리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패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이 2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의 제재 조치를 강도 높게 받고 있는 러시아가 3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한국도 6위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미국이 세계 최강 국가의 지위를 고수하고 있음에도 미국 사회 내부에서는 이 같은 지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일(현지 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미국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조사한 결과의 결론이다.

◇미국 국민 47% “미국 패권 약해져”


퓨리서치센터가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주요 19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국제 환경에서 자국의 영향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은 결과 미국인의 47%가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미국 국민의 절반이 미국의 패권이 약화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응답은 32%, 과거에 비해 강해졌다는 응답은 19%를 각각 기록했다.

퓨리서치는 “국제 환경에서 자국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고 밝힌 응답자 비율이 47%를 기록한 것은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미국 다음으로 영향력이 줄었다는 의견을 밝힌 나라는 일본으로 일본 국민의 43%가 이 같은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영국과 프랑스 국민의 39%가 공히 영향력이 감소했다는 의견을 밝혔고 스페인과 헝가리가 각각 37%, 그리스와 이탈리아가 각각 36%와 34%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 국민은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영향력이 줄었다는 응답률이 30%를 기록했다.

◇ 공화당 지지자들 비관론 강해

퓨리서치에 따르면 민주당보다는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미국의 패권이 약해지고 있다는 비관론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미국 공화당 지지자 또는 친공화당 유권자들의 63%가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같은 응답을 한 민주당 지지 성향 유권자는 37%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퓨리서치는 “미국뿐 아니라 집권 여당을 지지하는 국민에 비해 집권 여당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 사이에서 자국의 영향력이 줄고 있다는 응답이 많은 것으로 대체적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집권 여당이 어느 곳이냐에 따라 여론이 가장 극심하게 갈린 나라는 그리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 정부여당을 지지하지 않는 응답자의 47%가 그리스의 영향력이 줄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같은 입장을 피력한 지지 응답자의 비율은 6%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 헝가리, 스페인, 한국,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에서도 집권세력에 대한 지지자와 반대자 사이에서 자국의 영향력에 대한 평가가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 이스라엘‧싱가포르‧한국 국민 “영향력 많이 커졌다”


반대로 국제 질서에서 자국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군사 강국이자 중동권 강국인 이스라엘이 57%로 나타나 으뜸을 차지한 가운데 싱가포르 국민의 42%, 한국 국민의 40%가 근년 사이에 영향력이 증가했다는 의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싱가포르와 한국 국민의 경우 응답자의 8%만 영향력이 늘었다고 답한 일본 국민과 현격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싱가포르와 한국 다음으로는 폴란드(34%), 말레이시아(30%), 헝가리(30%) 국민에서 자국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