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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biz] 듀카브를 지켜라…보령, 복제약 대응 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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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biz] 듀카브를 지켜라…보령, 복제약 대응 배수진

에버그린 전략·라인업 확장 등 특허 및 점유율 확보 한창
40여 제약사 듀카브 복제약 군침, 보령 "복제약 제형 한정적, 영향 없다"

듀카브 용량별 모습(사진=보령)
듀카브 용량별 모습(사진=보령)
보령이 핵심 혈압약 '듀카브'의 특허 만료가 임박해오자, 복제약 피해를 막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복제약 생산에 눈독을 들이는 제약사만 40여개. 보령은 '듀카브 지키기' 플랜 가동으로 매출 하락을 대응하겠단 전략이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에버그린 전략과 듀카브 제품군 라인업 강화 등의 방식으로 듀카브 지키기에 나섰다. 듀카브는 보령이 개발한 고혈압신약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에 암로디핀을 결합한 복합제로, 국산 고혈압 신약이다.
보령이 개발한 카나브기반 의약품군 매출은 2021년에만 1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약 6분의 1에 해당한다. 그중에서 듀카브 매출이 약 400억원에 달했다.

400억원 규모의 효자품목을 지키기 위해 보령은 듀카브에 대한 에버그린 전략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 전략은 신약을 개발한 제약사가 여러 가지 유형의 개량특허를 등록해 특허 독점기간을 연장하는 방식이다. 듀카브와 관련된 추가 개량특허 등록을 통해 기존 용량을 제외한 다른 제품의 특허를 유지하면서 시장점유기간을 늘리는 것이다.

듀카브 라인업을 확장시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방법도 고려중이다. 이미 듀카브에 로수바스타틴 성분을 추가한 '듀카로'가 있다. 이같이 듀카브에 다른 지질혈증이나 성인병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복합제를 출시해 라인업을 넓히고 인지도를 높여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실제로 기존 의약품에 성분을 더한 복합제라인업 제품군을 '의약품 패밀리화'라고 부른다. 대표적으로 한미약품의 '아모잘탄패밀리', JW중외제약의 '리바로패밀리', LG화학의 '제미글로패밀리' 등이 있다. 이같이 패밀리화 된 제품군은 관련 질환에 대표 의약품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높은 처방률을 기록하고 있다.

보령 관계자는 "듀카브 특허 만료에 대비하기 위해 에버그린 전략이나 듀카브 라인업 강화 등을 통해 복제약과의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그 외에도 다양한 특허방어 전략을 구상 중이지만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2월1일 400억 시장 열린다...너도나도 복제약 출시 준비중


보령이 듀카브 특허를 보호하기 위한 배수진을 펼치는 이유는 만료 후 복제약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내달 1일 듀카브 특허가 만료되는데 국내 제약사 40여곳이 듀카브 복제약을 출시할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복제약의 약가는 자체 생동시험과 식약처에 등록된 주원료를 사용해야지만 오리지널 약가의 53.55%로 산정된다. 낮은 가격에도 제약사들이 듀카브 복제약을 내놓는 이유는 시장 점유율만 높인다면 투자금액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약의 처방은 의사가 결정한다. 통상적으로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처방하지만 환자 사정에 따라 같은 성분과 효과를 가지고 저렴한 복제약을 대신 처방하는 경우도 다수다. 특히 듀카브 같은 고혈압 치료제는 고령층 복용환자가 많다보니 약가가 저렴한 복제약의 선도호가 높다. 아울러 각 제약사들의 영업능력에 따라서도 오리지널보다는 복제약을 대신 처방할 수 있다.

제약사들은 자체 생동비용 약 1~2억원과 등록원료 사용을 통해 출시한 복제약으로 수십에서 수백배의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반면 가격경쟁력에서 밀린 듀카브는 매출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글로벌 제약사들의 비싼 약가를 대체하기 위해 국내 제약사들이 복제약을 적극적으로 출시했는데 이제는 대상이 국산 신약으로 바뀌었다"며 "복제약이 출시되면 오리지널 의약품의 처방이 상대적으로 감소하면서 매출도 같이 주는 모습이 자주 보였는데 이를 막기위해 제약사들은 특허를 연장하거나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보령은 듀카브 복제약에 대한 시장의 우려에도 안심하는 분위기다. 보령 관계자는 "특허 만료되도 출시할 수 있는 제형은 한정적이라 매출에 대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