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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도 에너지 아껴야” HD현대 독자 기술 업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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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도 에너지 아껴야” HD현대 독자 기술 업계 주목

올해부터 ‘선박에너지효율지수’ 등 시행 기준 미달시 운항 불가
메탄올 등 친환경 연류 추진 선박‧에너지절감장치 등 자체 개발

현대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하이로터(Hi-Rotor)를 설치한 선박 조감도.사진=HD현대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하이로터(Hi-Rotor)를 설치한 선박 조감도.사진=HD현대
HD현대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선박 에너지 절감 장치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친환경 에너지 도입이 전 산업계의 화두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조선‧해운시장에서도 에저지 절감 기술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가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간 ‘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 Energy efficiency Existing Ship Index)가 또하나의 규제로 작용하면서 해운사와 조선사들이 대응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EEXI는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에너지 효율등급’의 선박 버전이라고 생각하면된다. 400GT(총톤수) 이상 선박에 적용되는 규제로 1t 화물을 1마일(1.61㎞) 운송하는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계산해서 지수화한 값이다. 올해부터 해당 선박은 EEXI 규제를 충족해야 운항할 수 있다.

50000GT 이상의 선박에 적용되는 탄소집약도 지수(CII, Carbon Intensity Indicator) 규제도 있다. 실제 운항 정보를 기반으로 1t 화물을 1해리(1.85㎞) 운송하는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산출한다. 등급은 A(매우 우수), B(우수), C(보통), D(다소 열위), E(열위)까지 5단계인데, 3년 연속 D등급을 받거나 E등급을 1회 부여받은 선박은 운항이 제한된다.

이에 위해 선주사는 새로 발주하는 선박에 선박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뛰어난 연비를 갖거나 온실가스 절감을 위해 청정에너지를 이용하는 친환경 선박을 요구하고 있다.

시장 상황에 맞춰 HD현대도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HD현대에 따르면, 선박의 연비 효율을 높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경제속도로 운항하면서 연료를 되도록 적게 소비하는 것이다. 그러나 속도 조절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에 한계가 있고, 물류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친환경 에너지를 연료로 사용하는 방식이 각광받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의 경우 선박용 연료로의 기반을 확보해가고 있으나, 온실가스 배출량 절감에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HD현대는 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HD현대는 세계 최대 해운사 덴마크 머스크로부터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9척을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국내 최대 국적 선사인 HMM으로부터 9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7척을 수주했다. 지난해 9월에는 연소 시에도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암모니아 추진·운반선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획득했다.

또한 2022년 12월에는 수소엔진 첫 단계인 LNG·수소 혼소엔진 개발에도 국내 최초로 성공한 바 있다. 혼소엔진은 디젤연료와 LNG·수소 혼합 연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해 유해 배기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최적의 엔진 제어로 연료 효율을 6% 개선하는 전기추진솔루션부터 소비 에너지의 약 30% 규모를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가 담당하는 하이브리드 선박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한편, HD현대는 선박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로 에너지 절감장치(ESD)를 설치하는 방법도 개발했다. 특히 HD현대는 이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한다.

‘차세대 공기 윤활 시스템(Hi-ALS)’은 선체 표면에 공기를 공급해 마찰 저항을 줄임으로써 연료 소모와 탄소 배출을 저감한다. 선박이 받는 전체 저항력 가운데 약 70%가 바닷물과 선체 사이에서 발생하는데 선체 표면을 공기로 덮어 마찰력을 줄이는 원리다. 2021년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컨테이너선용 에너지저감장치(Hi-PSD)’는 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선박연료 효율 개선 장치다. 프로펠러 앞부분에 설치돼 유동을 적절하게 제어하면서 프로펠러의 회전에 의한 에너지 손실을 감소시킨다. 추가로 조류의 분포를 조절하면서 기포 발생(공동현상)과 불안정한 진동을 줄여 연료 효율을 3~6%가량 개선한다.

‘신개념 친환경 돛 하이로터(Hi-Rotor)’은 과거 범선을 연상케 하는 장치다. 선박 풍력보조 추진 장치인 로터세일의 일종으로, 선박 갑판에 설치되는 원기둥 형태의 구조물로 돛 역할을 한다. 하이로터는 바람을 이용하면서 최대 180rpm(분당 회전수)의 빠른 속도로 회전, 선박에 추진력을 더한다. 일반 선박과 비교해 6~8%의 연료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HD현대 측은 “조선시장도 에너지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선주사의 요구가 점점 다양화하면서 적용 범위는 더욱 늘어나고 시장 규모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라면서 “경쟁사보다 앞선 차별화한 기술로 개발한 HD현대의 관련 제품 포트폴리오로 선박 수주를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