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영화 ‘슬램덩크’가 한국과 일본, 대만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농구 만화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2022년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슬램덩크’는 지난 17일까지 한국에서 누적 관객 수 305만 7421 명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초 도쿄 남쪽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의 고코마에역 인근 건널목에는 스마트폰이나 일반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50여 명의 팬들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1990년대 TV 애니메이션 버전 등장으로 슬램덩크 팬들에게 성지가 된 교차로 인근에 서 있었다.
대만에서 온 한 40대 남성은 "16살 때부터 슬램덩크의 팬이었다"며 세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이유를 밝혔다. 이 팬은 “영화도 좋았다. 이번이 네 번째 방문이지만 가족과 함께한 것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22살의 한국 커플은 "소셜 미디어와 비디오에서 슬램덩크를 접한 후 이곳을 찾았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귀국하면 꼭 보고 싶다”고 밝혔다.
30대 초반의 인도네시아 여성은 “슬램덩크 상품을 사기 위해 도쿄의 팝업스토어를 찾았다. 물건을 사려고 일주일 간 휴가를 냈다.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지만 텀블러와 열쇠 고리를 살 수 있어 행복하다”고 즐거워했다.
슬램덩크 만화 시리즈는 한국, 홍콩, 대만, 태국을 비롯한 전 세계 21개 시장에서 출간됐다. 이번 영화는 30여 년 전 TV 애니메이션이 방영되었을 당시엔 불가능했던 각종 기술 도입으로 아시아 팬들에게 부드럽고 빠른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보여 줄 수 있었다.
슬램덩크는 한국 영화 시장에서 1월 27일부터 2월 14일까지 19일 간 관객 수 1위 자리를 지켰다. 현재는 ‘앤트맨 3’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슬램덩크는 2004년 개봉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261만 명)’을 제치고 일본 애니메이션 역대 2위로 올라섰다. 슬램덩크가 역대 1위 ‘너의 이름은(379만 명)’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화의 더빙판과 자막판을 모두 보았다는 39세의 한국 남성 회사원은 “고등학교 시절 만화를 읽었을 때 느꼈던 흥분을 떠올렸다. 아직 부모님 집에 있는 만화이기 때문에 다시 읽어 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영화로 슬램덩크를 처음 접한 서울의 한 남자대학생은 “중년 남자들이 슬램덩크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오프닝 장면의 노래가 너무 좋았고, 영화에 몰입하다 보니 지루할 틈이 없었다”고 전했다.
슬램덩크의 폭발적인 인기에 편승해 한국 내 세븐일레븐에선 2월 10일부터 20권짜리 만화 시리즈를 12만 6450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수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