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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다이 남코 야심작 '블루 프로토콜', '파판 14' 넘는 히트작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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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다이 남코 야심작 '블루 프로토콜', '파판 14' 넘는 히트작 되나

'젤다 야숨' 영감 받아 2014년부터 개발…3D 카툰 그래픽 MMORPG
글로벌 퍼블리셔 아마존…NC 차기작 'TL' 출시 시점 영향 받을 수도

'블루 프로토콜' 로고와 게임 내 세계관 이미지. 사진=블루 프로토콜 공식 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블루 프로토콜' 로고와 게임 내 세계관 이미지. 사진=블루 프로토콜 공식 유튜브
일본 게임사 반다이 남코가 오리지널 IP 신작 '블루 프로토콜'로 MMORPG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스퀘어 에닉스 '파이널 판타지 14'에 이어 10년 만에 일본산 MMORPG 히트작이 탄생할 것인지 이목이 쏠린다.

'블루 프로토콜'은 반다이 남코가 올 봄(3월~5월) 이내 일본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MMORPG다. PC버전으로 먼저 출시하고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등 콘솔로 지원 범위를 확대해나갈 전망이다.
게임 개발은 10년 전부터 '프로젝트 스카이 블루'란 가칭으로 시작됐다. 일본 매체 포게이머(4Gamer)와 인터뷰에서 시모오카 소키치 반다이 남코 프로듀서(PD)는 "E3 2014에서 공개된 닌텐도의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이른바 '야숨(야생의 숨결)'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아 기획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블루 프로토콜은 가상의 세계 '레그나스'에서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고자 하는 주인공의 시점에서 겪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용자는 옛 친구, 혹은 새로운 동료와 함께 하며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고 흉폭한 거대 괴수 등 몬스터들을 사냥하는 등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게임의 그래픽은 언리얼 엔진을 활용, 카툰 렌더링을 기반으로 3D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이 구성됐다.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IP 지브리의 화풍이나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호요버스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원신' 등과 같은 느낌을 준다.

'블루 프로토콜'에서 캐릭터들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 사진=블루 프로토콜 공식 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블루 프로토콜'에서 캐릭터들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 사진=블루 프로토콜 공식 유튜브

'블루 프로토콜'의 세계는 오픈월드이나 한 마을에는 최대 200명, 사냥터나 레이드에는 최대 30명, 특정 던전에는 최대 6명 정도가 입장하는 등 구역이 나눠져 있다. 이는 별도 구역 구분이 없는 '심리스' 월드를 구현하려 하는 엔씨소프트(NC)의 '쓰론 앤 리버티(TL)',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 넥슨 '프라시아 전기' 등의 국내 차기작 MMORPG와 다른 부분이다.

게임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BM)은 정액 요금제인 시즌패스와 치장형 아이템 '스킨'이다. 스킨에는 캐릭터의 아바타와 의상 외에도 이모티콘, 폭죽 등 특수효과 아이템, 탈것 등이 포함된다. 스탯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페이 투 윈(P2W)' 요소는 없다.

반다이 남코의 발표를 종합해보면 블루 프로토콜의 지향점은 '공성전' 등 직접적 경쟁을 엔드 콘텐츠로 두는 '리니지' 유형의 MMORPG가 아닌 블리자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나 스퀘어 에닉스 '파이널 판타지 14',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등과 같이 협동 레이드를 엔드 콘텐츠로 하는 유형의 MMORPG로 짐작된다.

특히 이 게임은 지난 2013년작 '파이널 판타지 14' 이후 MMORPG 히트작이 없었던 일본 게임업계 전체에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일본 대표 게임사 소니가 지난해 초 MMOFPS '데스티니' 시리즈 개발사 번지 소프트웨어를 인수하며 '라이브 서비스 온라인 게임'을 주요 비전으로 제시하는 등 일본 게임업계 역시 MMO게임 역량 확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반다이 남코 입장에서도 블루 프로토콜은 게임 사업에 있어 '턴어라운드'하는 기점이 될 수 있다. 사측이 지난해 '건담 메타버스'를 비전으로 제시하며 출시한 온라인 슈팅 게임 '건담 에볼루션'은 유사 장르 게임 '오버워치'의 아류작이란 혹평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블루 프로토콜' 속 전투 장면들을 모아놓은 이미지. 사진=블루 프로토콜 공식 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블루 프로토콜' 속 전투 장면들을 모아놓은 이미지. 사진=블루 프로토콜 공식 유튜브

블루 프로토콜의 출시는 국내 게임 시장이나 업계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게임의 국내 퍼블리셔는 '에픽세븐' 등을 퍼블리셔하는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가 맡았다. 또 글로벌 지역 퍼블리셔로 NC의 'TL'을 맡은 아마존 게임즈가 파트너사로 낙점돼있다.

권익훈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본부장은 "블루 프로토콜은 다양한 지적재산권(IP)을 창출해온 반다이 남코의 역량이 집약된 기대작"이라며 "당사의 역량을 집중해 국내 이용자들에게 게임의 매력과 재미를 온전히 전달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여러 게임사들이 3D 카툰 렌더링 그래픽을 적용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펄어비스의 개발관계사 빅게임 스튜디오의 '블랙클로버 모바일', 컴투스의 '제노니아: 크로노브레이크', 넷마블 '나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등이 연내 출시가 예정돼있는만큼 블루 프로토콜과 직접 시장에서 경쟁할 가능성이 있다.

NC는 당초 'TL'의 출시 목표 시점을 올 상반기로 잡고 있었다. 그러나 글로벌 퍼블리셔 아마존 게임즈에서 블루 프로토콜의 출시 시점을 조정할 수도 있다. 앞서 아마존 게임즈는 자체 개발 MMORPG '뉴 월드'를 지난 2021년 9월 출시하며 당초 2021년 하반기로 정해졌던 '로스트아크' 글로벌판의 출시 시점을 2022년 2월로 연기한 전례가 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6월 6일 블리자드의 글로벌 대작 '디아블로 4'가 출시되는데, 전작 '디아블로 3'가 자사 MMORPG WOW를 자기잠식하는 양상을 보인 바 있다"며 "아마존 게임즈와의 협의를 통해 TL의 출시 시점이 3분기로 밀려난다면 흥행 측면에선 오히려 긍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