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니처뱅크·SVB·실버게이트의 실패가 암호화폐 업계에 미치는 의미

암호화폐 업계에 가장 우호적이었던 두 은행 실버게이트와 시그니처뱅크와 기술 스타트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일주일도 안 되어 모두 파산해 암호화폐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암호화폐 은행 3인방의 실패는 주말 동안 스테이블코인 시장으로 파급됐다.
미국 연방 정부가 두 은행의 예금자를 보호하기 위해 개입한 후 일요일인 12일 밤 암호화폐 가격이 반등했지만, 이 사건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불안정을 촉발했다.

암호화폐 업계의 주요 대출 기관인 실버게이트 캐피털은 지난 8일 운영을 중단하고 은행을 청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타트업에 대한 주요 대출 기관인 실리콘밸리 은행은 같은날 은행이 재무제표를 보강하기 위해 22억 5000만 달러를 조달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후 예금자들이 420억 달러 이상을 인출한 후 지난 10일 무너졌다. 암호화폐에 중점을 두었지만 실버게이트보다 규모가 훨씬 컸던 시그니처는 일요일인 12일 저녁 은행 규제 당국에 의해 폐쇄당했다.

12일(현지시간) CNBC가 진단한 시그니처뱅크와 SVB, 실버게이트의 실패가 암호화폐 업계에 미치는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시그니처와 실버게이트는 암호화폐 기업의 두 주요 은행이었으며, 암호화폐 친화적인 벤처 캐피털 펀드와 일부 디지털 자산 회사를 포함해 미국 벤처 지원 스타트업의 거의 절반이 실리콘밸리 은행에 현금을 보관하고 있었다.

연방 정부는 12일 SVB와 시그니처 예금자의 모든 예금을 보장하기 위해 개입해 암호화폐 시장의 랠리를 촉발시켰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지난 24시간 동안 약 9% 급등했다.


캐슬 아일랜드 벤처스의 닉 카터에 따르면, 정부가 두 은행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는 긴축이 아닌 유동성 공급 모드로 돌아갔다는 것을 의미하며, 느슨한 통화 정책은 역사적으로 암호화폐와 기타 투기성 자산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입증됐다.
그러나 이번 불안정성은 투자자들이 일반적으로 정해진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의존하는 암호화폐 생태계의 하위 집합인 스테이블코인의 취약성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나 금과 같은 상품과 같은 실물 자산의 가치에 고정(페그)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금융 상황으로 인해 고정된 가치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암호화폐의 많은 문제가 스테이블코인 부문에서 발생했는데, 그 시작은 지난해 5월 테라USD의 붕괴였다. 규제 당국은 지난 몇 주 동안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바이낸스의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BUSD는 뉴욕 규제 당국과 증권거래위원회가 발행사인 팍소스에 압력을 가한 이후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주말 동안 두 번째로 유동성이 큰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USDC는 발행사인 서클이 33억 달러를 SVB에 예치한 사실을 인정한 후 토요일인 11일 한때 87센트 아래로 떨어지면서 달러 페그가 깨져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신뢰가 다시 타격을 입었다. 디지털 자산 생태계에서 서클은 오랫동안 전통 금융계의 긴밀한 관계와 지원을 자랑하는 상위 코인 중 하나로 여겨져 왔다. 서클은 블랙록과 피델리티 같은 투자자로부터 8억 5000만 달러를 모금했으며, 오래 전부터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USDC가 부분적으로 지원하는 또 다른 인기 있는 달러 연동 가상화폐인 다이(DAI)는 지난 11일 90센트까지 떨어졌다.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 거래소는 USDC에서 달러로의 전환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지난 10일 일부 트레이더는 USDC와 DAI를 시장 가치가 720억 달러가 넘는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로 교환하기 시작했다. 테더의 발행 회사는 SVB에 대한 노출이 전혀 없었으며, 테더의 사업 관행과 준비금 상태에 의문이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더가 더 안전한 곳으로 몰려들면서 현재 1달러 페그 위인 1.01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서클이 "기업 자원을 사용해 부족분을 충당하겠다"는 블로그 게시물을 발표한 후 12일 저녁부터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후 USDC와 DAI는 모두 다시 달러 페그로 돌아섰다.

미국 규제 당국은 SVB 예금자에게 전액 보상이 이루어질 것이 보장했다. 이에 카터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USDC가 액면가로 거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암호화폐 은행 3인방이 문을 닫으면 가장 큰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비트코인의 시장 가치(시가 총액)는 422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다.

실버게이트 거래소 네트워크(SEN)와 시그니처의 시그넷은 암호화폐 고객들이 핵심 서비스로 여기는 실시간 결제 플랫폼이었다. 두 플랫폼 모두 상업 고객이 각자의 즉시 결제 서비스를 통해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카터는 "시그넷과 SEN은 기업들이 주말에 법정화폐를 조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비트코인 유동성과 암호화폐 유동성 전체가 다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 은행이 SEN과 시그넷의 공백을 메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브록은 탈중앙 소셜 미디어 앱 다무스(Damus)에 올린 글에서 "이 두 은행은 미국에서 거래 상대방 간의 비트코인 거래에서 법정화폐 결제를 가장 많이 지원하는 가장 비트코인 친화적인 은행이다"고 썼다. 브록은 암호화폐와 탈중앙화 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블록(Block)의 미정(TBD) CEO다.

카터는 연준이 SVB의 예금자 보호를 위해 개입한 것이 월요일인 13일 더 큰 뱅크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하지만, 암호화폐 친화적인 3대 은행이 며칠 만에 오프라인으로 전환된 것은 여전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카터는 "현재 암호화폐 기업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으며, 새로운 은행이 등장할 때까지 업계는 유동성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업계의 오랜 투자자이자 임원인 마이크 부첼라는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다른 은행인 머큐리와 악소스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클은 13일 새벽 트윗을 통해 시그니처 은행이 폐쇄됨에 따라 자산을 BNY 멜론으로 이전한다고 이미 공개적으로 밝혔다.

부첼라는 "단기적으로 북미의 암호화폐 뱅킹은 힘든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그 틈새를 메울 수 있는 도전자 은행의 롱테일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김성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de.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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