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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치료의 신세계 줄기세포(4)] 내가 받는 줄기세포치료의 '유효성분 용량' 제대로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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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치료의 신세계 줄기세포(4)] 내가 받는 줄기세포치료의 '유효성분 용량' 제대로 알자

줄기세포 치료를 받을 때 유효(줄기세포) 성분 용량을 제대로 알고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줄기세포 치료를 받을 때 유효(줄기세포) 성분 용량을 제대로 알고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줄기세포 치료는 목적에 따라 적정 용량이 달라진다. 주사를 통해 투여하는 경우 주사 위치에 따라 유효성분(줄기세포 성분) 용량이 매우 중요하다.

약을 사용할 때 용량이라는 개념 없이는 효과에 대해 이야기하기 어렵다. 주사액은 유효성분과 희석한 용액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용량은 주사하는 액체의 총량이 아니라 유효성분의 양을 의미한다.
세포 성분 중 살아있는 세포의 개수는 효과의 핵심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지표다. 문제는 세포의 개수가 많아도 세포 크기가 너무 작으면 몸집을 키워야 하는 상황에서 빠른 대처를 하지 못한다. 몸집이 작은 세포는 백혈구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간엽 줄기세포라 하더라도 배양 조건에 따라 세포질의 양이 작고 이동이나 세포질 키우기보다는 분열에 집중하는 세포와 이동과 부착이 빠르고 세포질을 키워나가는 세포로 나눌 수 있다. 몸집이 큰 세포와 작은 세포는 같은 개수라 하더라도 세포성분 양은 1000배까지 차이날 수 있다. 따라서 줄기세포 주사액에서는 줄기세포 성분에 집중해야 한다.

최근 줄기세포 치료에서 줄기세포란 살아있는 줄기세포뿐만 아니라 줄기세포에서 나오는 모든 물질을 지칭한다.

살아있는 줄기세포만 줄기세포 치료에 포함된다면 세포 치료제 시장은 곤란해질 것이다. 배양액에서 분리된 세포를 2시간 이내에 병원으로 배송하고 투여하는 것은 교통 체증이 심한 서울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예전에는 혈액을 원심분리해 세포층만 추출해 투여하는 방식을 ‘혈소판 풍부혈장(PRP)’이라고 했으나 최근에는 ‘혈액줄기세포’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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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원심분리는 원심력을 이용해 혈액을 각 성분별로 분리하는 것을 말한다. 원심분리 후 적혈구 위에 껍질처럼 보이는 층을 황갈색껍질층(Buffy coat)이라고 하고 이를 PRP라고 한다.

혈액을 채취하기 일주일 전부터는 G-CSF(과립구 군집-자극 인자, Granulocyte colony-stimulating factor)를 주사해 골수에서 과립구(백혈구나 중간엽 줄기세포 등)를 방출시켜 혈액의 농도를 높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하면 골수에서 채취하지 않아도 골수와 같이 고농도의 중간엽 줄기세포를 함유한 혈액을 얻을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원래 건강한 사람의 혈액에 포함된 줄기세포는 매우 적다. 이 과정을 건너뛰고 혈액을 원심분리할 경우 적혈구가 제거되고 남은 아주 소량의 과립구와 혈소판으로 구성된 얇은 층밖에 얻지 못한다.

몇몇 질환에서 PRP를 사용하면 치유가 빨라지는 놀라운 효과가 나타난다. 그 원인으로는 혈소판이 터지면서 나오는 혈소판 유래 성장인자(PDGF, Platelet derived growth factor) 효과가 지목되고 있다.

혈소판은 핵이 없어서 분열 능력이 없는 세포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수명이 다해 자연스럽게 소멸되므로 살아있는 세포라고 보기 어렵다. PDGF는 단백질 구조의 죽은 물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체에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보면 살아있는 세포뿐만 아니라 죽은 세포, 세포 파괴물질이나, 세포 분비물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엑소좀(Exosome), 엔도좀(Endosomes), 세포외 소포체(EVs, Extracellular vesicles), 세포사체(Apoptotic bodies) 등 여러가지 세포 유래물질들이 일정한 농도 이상이 되면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세포 내·외에 존재하는 세포 조각들을 지칭하는 말로 구체적인 분자 구조에 기인한 화학 성분이나 단백질 또는 당분의 명칭이 아니다.

다시 말해 이 세포 조각들은 복합적 성분이지만 아직 성분의 종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단순히 세포의 일부가 어떻게 분리되어 더 작은 조각이 되었는지 그 과정에 따라 이름을 붙인 것뿐이다.

아직 세포가 어떤 신호에 반응하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일부만 파악했기 때문에 각각 조각들에 구체적인 이름을 붙이지 못했다

그래도 세포 유래물질들은 원래부터 자연적으로 살아있는 세포와 함께 존재하는 것으로 재생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신뢰할 수 있다. 어떤 기능인지 확신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조금만 과량 투여되어도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낯선 외래 물질과는 결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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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동안 진화해온 신체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존재라면 일단 몸에 해롭지 않고 나름 그 역할이 있을 것이다. 얼마나 유익한 기능을 가졌는지는 그 다음의 문제다.

예를 들어 NK세포, T세포, B세포 등 면역세포들은 무엇인가를 살리기 위한 세포가 아니다. 외부로부터 침입한 물질이나 신체에 해로운 세포를 제거한다.

언뜻 보면 재생의 목적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면역세포가 부족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기거나 예방 효과에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직접 재생하지 않더라도 재생 과정에 필요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암이나 면역 질환과 관련해 면역세포를 활용한 암세포 표적, 이상세포 제거 등 치료법이 제시되고 있다. 면역세포들이 체내에서 죽고 분해되면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재생에 도움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포성분은 핵 분해산물, 세포 내 소체(Cytoplasm)의 분해 산물, 세포질(Cytosol) 분해산물, 세포막 분해산물 등 셀 수 없이 많은 세포 구성 물질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생명체의 일부로서 다양한 재생 기능을 돕고 있다. 모두 죽은 물질이지만 튼튼하게 살아있는 세포만 존재한다면 지속적으로 생성된다.

세포는 물에 풀어진 밀가루처럼 반투명하다. 색의 진하고 연한 것은 상관이 없고 빛의 투과도가 세포 성분의 농도를 표시해준다. 실제 세포 정밀 계수기 중에는 일정양의 현탁액 샘플에 빛을 쏴서 빛의 양을 측정하는 방식이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세포의 크기가 반영이 되지 않기 때문에 크기가 다양하다면 정확한 측정이 어렵다. 실험실에서는 이러한 오류를 보정하는 과정을 수시로 실시한다.

자동 계수기에서 추정된 숫자와 극소량의 현탁액을 현미경을 통해 육안으로 직접 센 것과 비교한다. 만약 자동 장비가 추론한 숫자가 다르다면 다시 보정한다.

자동장비 보정을 세포 크기에 맞춰 설정한 것이 아니라면 화면상의 숫자는 크게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세포가 열개일 때 평균 직경이 20미크론(㎛, 100만분의1미터)인 경우 직경이 10미크론에 맞추어진 계수기는 10개가 아니라 80개로 표시할 것이다.

더욱 알 수 없는 것은 바로 세포의 생존 여부다. 과거에는 생존도를 속성으로 측정하기도 했다. 핵을 염색하는 염료를 넣고 핵이 염색된다면 죽었다고 간주해 전체 세포 개수에서 죽은 세포를 제외해 계산했다. 그러나 세포가 죽더라도 핵이 노출될 때 까지는 시간이 걸리므로 정확하지 않다.

최근에는 CFU-F측정을 통해 실제 배양에 투입해 얼마나 증식하는지를 확인해 실제 살아있는 세포 숫자를 측정한다. 하지만 과정별로 일주일 이상 소요돼 시간이 오래 걸린다.

세포의 활성은 세포가 배양액에서 분리된 시점, 이송에 걸린 시간, 이송 중 세포의 생리적 환경 수준, 이송 후 세포 공정 등을 알면 쉽게 추정이 가능하다.

세포가 냉장 이송됐거나 식염수 등 당과 아미노산이 없는 용액에 섞여 있었다면 2시간 내로 90% 이상 사멸했다고 본다. 냉장 상태로 이송하면 시간을 연장할 수 있지만 그래도 4시간을 넘기지 못한다. 만약 냉장상태가 아니라면 2시간이면 거의 부활이 불가능하다.

냉동 상태로 이송할 경우 DMSO같은 냉동 보존제에 담겨있어야 하며 세척 과정을 여러 번 시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냉동 세포는 5% 미만만 부활에 성공한다. 보관 기간이 몇 개월 수준으로 짧다면 조금 더 늘어날 수 있다.

줄기세포 치료를 받을 예정인 환자라면 세포가 어떤 방식으로 이송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투명 주사기에 담긴 세포 현탁액에 반대편 눈금이 보이는지, 그리고 얼마나 불투명한지 관찰해야 한다.

몇 초 내로 흡광도를 보는 휴대용 장비도 있지만 잠깐 주사 맞기 전 주사기 사진을 찍어두면 대략적인 농도를 추정할 수 있다.

이 용량은 앞서 설명했듯 세포의 숫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 효과를 보일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비율의 세포가 부활해 체내에서 다시 부착, 분열이 가능한가인데 살아있는 세포 비중은 중요하지만 세포 크기를 모른다면 계산이 어렵다.

치료받는 당사자 측에서 확인할 내용은 다음과 같다.

총세포 수 x 살아 있을 확률(0~1) x 5 + 유효세포 농도(1/0.01~0.99 빛 투과도)x 총량(㎖)x 2 - 세척 불량에 따른 독성 물질 포함(X) = 신체에 좋은 효과 총 스코어(치료 대상과 투여 경로에 따라 총량의 단위가 변하므로 전문가 문의 요망)

* X가 소태아혈청(소의 태아에서 채취한 혈청)일 경우 희석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분홍색 지시약(Phenol red)이라면 당장 문제는 없지만 발암물질 시비에 고심해야 하고, 냉동보존액 DMSO라면 내부 장기에 중, 장기적 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

상처 치료를 위해 국소 주사한 세포가 자신의 세포가 아닐 경우 면역 반응으로 오히려 손상이 커질 수도 있어서 역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점만 명심하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보장하므로 안심해도 좋다.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 이희영은 누구?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은 1991년 성형외과 전문의로 의료계에 발을 내디딘 후 지방 성형을 자주 접하면서 당시에는 흔하지 않던 대량 지방이식을 시작했다. 특히 전문의로서 지방조직을 연구하던 중 의대에서 배운 것과는 다소 다른 지방이식에 관한 시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줄기세포치료의 발전과 보급을 위해 2007년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를 설립, 동료 의사들과 함께 활발한 학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