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핫CEO] 김기원號 '순항'…한국맥도날드, 매출 1조원 찍고 100년 브랜드 '시동'

글로벌이코노믹

[핫CEO] 김기원號 '순항'…한국맥도날드, 매출 1조원 찍고 100년 브랜드 '시동'

한국의 맛 프로젝트 등 성과 톡톡…구원투수 역할로 활약
친근하고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목표…핵심가치 키워 장수 도전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 사진=한국맥도날드이미지 확대보기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 사진=한국맥도날드
“지난 1년간 고객만족도와 한국사회 기여 방법, 직원 근로환경이라는 3가지를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해왔던 것 같다. 맥도날드의 철학을 외부에 알릴 좋은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

최근 한국맥도날드 창립 3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가 지난 1년의 성과를 되짚으며 밝힌 말이다. 김 대표의 말에서 기업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이 읽혔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기원 대표 취임 후 지난 1년간 맥도날드에서 구원투수로서의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는 지난해 5월 공식 취임했다. 취임 당시, 맥도날드는 수익성 악화와 함께 품질에 대한 비판을 받으며 흔들리는 시점이었다. 이때 해결사로 낙점된 것이 김 대표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김 대표는 맥도날드의 핵심가치에 초점을 두고 변화를 이끌어 왔다. 맥도날드 핵심가치에는 고객 중심·열린채용·RMHC(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 지원 등 ESG 활동 전반이 꼽힌다. 대표적 ESG 활동 중 하나인 ‘한국의 맛(Taste of Korea)’ 캠페인은 지역농가의 생산을 위해 기획됐다. 이 캠페인은 김 대표가 주도한 핵심 프로젝트이자 가장 아끼는 프로젝트 중 하나다.
한국의 맛 캠페인을 통해 출시된 ‘창녕 갈릭 버거’, ‘보성 녹돈 버거’는 지역농가에 보탬이 됐을 뿐 아니라, 고객의 재출시 요청으로 이어질 만큼 고객의 입맛까지 사로잡아 맥도날드의 ‘자부심’이 됐다. 김 대표는 “올해로 이 캠페인은 3년 차를 맞았다. 보성 녹돈 버거 출시 때에는 맥도날드 매장이 없는 보성 지역을 찾아 1일 매장을 운영했는데 지역과 스킨십하고 지역민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회상했다.

올해는 진도 대파를 활용한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의 판매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나갈 생각이다. 하반기 핵심 전략 중 한 축도 한국의 맛 프로젝트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ESG 활동이 성과로도 이어지는 것을 매출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통해 출시된 메뉴의 판매량이 1000만개를 돌파하며 실적에 기여했다. 덕분에 맥도날드는 지난해 매출 1조원(가맹점 포함) 기업으로 우뚝 섰다. 올 상반기 매출은 62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상승해 올해도 매출 신기록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도 김 대표 취임 후 맥도날드의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에 동의했다.

이와 관련해 맥도날드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많은 변화가 있지만 수치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맛 프로젝트뿐 아니라 김 대표가 맥도날드에 합류 후 전세계 50개국을 보랏빛으로 물들인 ‘The BTS 세트’도 그의 손을 통해 탄생했다. 그 뒤를 이어 최근 아시아 10개국에서 동시에 선보이고 있는 ‘뉴진스 치킨 댄스 캠페인’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고객들에게 기분 좋은 경험이 되면서 방문객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미국 3대 버거로 불리는 프리미엄 버거들까지 진입하며 버거 시장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김 대표의 이러한 행보에 맥도날드만의 이러한 차별화 행보가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업계는 맥도날드의 가장 큰 강점인 친근한 브랜드력과 언제서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접근성을 토대로 고객에게 더 많은 편의성과 혜택을 선사할 것이라는 기대도 감추지 않았다. 김 대표가 취임 후 지속적으로 매장 확대 및 품질·고객 편의 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와서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임직원, 협력사, 가맹점주가 하나 된 노력을 이어가 고객에게 ‘필 굿 모먼트(Feel Good Moment)’를 선사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그의 이러한 목표는 맥도날드 창립자 레이 크룩의 ‘세 다리 의자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레이 크룩은 “협력업체가 1달러를 벌고,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1달러를 번 다음 맥도날드 본사가 1달러를 벌겠다”는 말을 남긴 바 있다.

그의 노력으로 맥도날드를 찾는 고객들의 발걸음 잦아지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도 남아있다. 적자폭을 줄여나가야 하는 ‘수익성’ 과제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전년 363억원의 순손실을 거두며 전년(349억원)보다 적자폭을 키웠다. 이는 매각 추진을 목표로 하는 맥도날드 입장에서도 고민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김 대표는 장기적 관점에서 이를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단기적 수익을 위한 매각을 목표로 하고 있지는 않다”며 “성장과 발전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 개선 해법도 단기적으로 접근하지 않겠다는 그다. 장기적 성장세 유지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김 대표는 “적자 폭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메뉴 퀄리티, 서비스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근본적 체질을 강화하는 게 건강한 수익 창출로 연결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장기적 성장을 위해 김 대표는 신뢰하고, 오래 볼 수 있는 '동네 친구'라는 해법을 찾았다. 고객 가까이에서 언제든지 만나고, 좋은 기억을 선물하는 국민 브랜드로 남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창립 35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사사(社史) 에서도 김 대표는 “고객과 함께, 고객의 행복한 순간을 만들기 위해 40년, 50년, 100년의 길을 걷겠다”며 “언제나 가까이 있는, 믿을 수 있는 동네 찐친과도 같은 브랜드로 오래도록 남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20년 4월 맥도날드에 CMO(최고 마케팅 책임자)로 합류했다. 이전에는 코카콜라, P&G 등에서 20년 이상 ‘마케팅 전략 및 실행’을 담당해온 마케팅 통이다. 그는 맥도날드에서 The BTS 세트, 한국의 맛 프로젝트, 베스트 버거, 맥카페 등의 브랜드 마케팅을 총괄하며 맥도날드의 비즈니스 성장과 핵심 프로젝트 성공에 큰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