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정상적 영업활동 불가능…사실상 휴업 상황"
이미지 확대보기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정부가 지난달 국가비상사태를 6개월 더 연장하고 금융통제를 강화하면서 현지 진출한 우리 금융사들이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신남방국가 진출 초기 흑자였던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은 쿠데타와 코로나 팬데믹의 복합적인 리스크가 가중되면서 2년 연속 적자 수렁에 빠졌다. 금융사 연체율도 쿠데타 직전 9%에서 올해 3월 26%까지 상승했고, 예금잔액도 계속 줄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들은 미얀마에서 소액금융 서비스가 활발했는데 2021년 쿠데타와 최근 금융통제 강화로 현지 영업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미얀마 금융시장은 최근 강화된 금융제재를 받으며 불확실성 리스크가 커졌다. 지난 6월 미국 재무부는 미얀마 국영은행 MFTB와 MICB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으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는 미얀마를 고위험국으로 분류했다.
JP모건체이스, 싱가포르 화교은행 OCBC 등 주요 은행들이 미얀마와의 달러화 중개를 중단한 것도 미얀마 금융시장의 압박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미얀마 정부가 지난달 국가비상사태를 6개월 더 연장하면서 현금확보 문제, 안전 문제 등으로 정상적인 영업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쿠데타 직전에는 9%에 불과했던 연체율이 쿠데타 발생 후인 2021년 3월에 23%로 급증했다. 올해 3월에는 26%까지 상승했다. 상위 10개 금융사의 예금잔액도 18%나 급감했다.
신남방국가 진출 초기 흑자를 기록하던 여전사들도 쿠데타와 코로나 팬데믹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리스크가 가중되면서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는 지난해 52억5500만원의 순익을 올렸지만 올해 상반기 123억5000만원의 적자로 전환됐다.
JB우리캐피탈도 쿠데타 이전 2020년에는 9억3431만원의 순익을 올렸지만 2021년 말에는 95억3486만원의 적자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손실을 3억2100만원으로 줄였다.
BNK캐피탈은 지난해 146억8863만원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손실 규모를 줄여 3억4724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9억8700만원의 적자를, 지난해에는 8억64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정부 세력의 방화 등으로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투투파이낸스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1억35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쿠데타 전 36억원의 순익에 비해 3분의 1로 감소한 수준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현지 불안정으로 환율 및 생활 물가 상승 등 차주들의 전반적인 상환능력이 악화하는 상황"이라면서 "선제적으로 반군부세력 우위 지역에 있는 위험지역 내 지점들을 임시 폐쇄했고, 비위험지역 지점들에 대해서도 영업의 확장보다는 채권회수 위주로 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 미얀마 현지사무소는 2021년 쿠데타 발생 이후 국내 직원만 안전상의 문제로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남방정책으로 아세안 11개국 진출을 추진하면서 국내 금융사들의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진출이 활발해졌다. 2015년 123개였던 국내 금융사의 신남방국가 해외 점포 수는 2021년 172개로 크게 늘었다.
특히 미얀마에는 16개의 한국계 여전사가 진출해 현지에서 약 30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약 17%, 여신잔액 기준 점유율은 24%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미얀마 내에서는 국내 여신전문금융회사 중 신한·우리카드를 비롯해 BNK·IBK·JB우리·메이슨·하나캐피탈 등 총 7개사는 미얀마에 현지 법인으로 진출한 상태다. 또한 KB·신한·우리카드와 BNK·DGB·JB우리·하나캐피탈 등 7개사는 현지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철수 계획은 없지만 현재 신규 고객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상적인 영업 활동이 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사실상 휴업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