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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허츠 전기차 처분 사태, 美 중고 전기차 시장에도 불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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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허츠 전기차 처분 사태, 美 중고 전기차 시장에도 불똥 우려

미국 최대 렌터카업체 허츠가 보유한 렌트용 테슬라 전기차.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최대 렌터카업체 허츠가 보유한 렌트용 테슬라 전기차. 사진=로이터
미국 최대 렌터카업체 허츠가 내연자동차에 비해 수리비와 유지비가 예상보다 많이 들고 충전이 불편하다는 고객들의 불만 제기 등을 이유로 자체 보유한 전기차 가운데 테슬라 차량을 중심으로 2만대를 처분하는 행보에 나선 것이 상당한 파장을 낳고 있다.

안그래도 전기차 수요가 최근 들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22년까지만 해도 테슬라 차량을 10만대나 발주하는 등 전기차 비중 확대에 적극 나섰던 허츠가 전략을 확 바꿔 전기차를 대거 줄이고 내연차로 대체하고 나선 것이 미국의 중고 전기차 시장에도 충격파를 던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어서다.

안 그래도 위축된 전기차 시장에 충격파


로이터통신은 자동차시장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허츠의 전기차 처분 사태가 미국 중고 전기차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허츠의 행보가 전기차 구매를 꺼려하던 소비자들의 심리를 더 얼어붙게 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자동차 정보사이트 아이시카즈닷컴의 칼 브바우어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허츠가 보유 전기차를 대거 처분하는 행보에 급작스럽게 나선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전기차 자체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키우는 흐름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우어 애널리스트는 “이미 미국의 자동차 소비자들 사이에서 전기차 구매에 섣불리 나서지 않으려는 여론이 상당히 형성돼 있었는데 허츠가 전기차 보유 비중을 줄이기로 하면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로이터는 전기차의 역사가 아직 짧은 상황에서 전기차에 적용된 기술 자체가 아직 자동차 시장에서 일반화되지 않은 것도 큰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고 전했다.

예상보다 높은 전기차 고장률과 수리비 문제


전문가들은 허츠가 전기차 처분에 나선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밝힌 수리비 문제에 주목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스티븐 셰어 허츠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지난해부터 테슬라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허츠의 전기차 수리비가 만만치 않은 실정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셰어 CEO는 전기차 수리비가 예상보다 큰 문제가 되자 고육지책으로 전기차의 최대 토크와 최대 속도, 즉 전기차의 출력이나 속도를 인위적으로 조정한 뒤 고객들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수리 발생 가능성을 낮추거나 전기차에 매우 익숙한 고객들을 위주로 렌트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는 전기차 기술의 발전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어서 수리하는 일 자체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는데다 내연차처럼 부품을 손쉽게 조달하는 일이 아직은 쉽지 않은 문제가 전기차의 빠른 보급에 장애가 되고 있는 것과 직결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매우 영향력이 강한 미국의 소비자 매체 컨슈머리포트가 지난해 말 조사한 결과에서도 전기차의 수리비 문제는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슈머리포트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연례 자동차 신뢰도 보고서에서 최근 3년간 출시된 전기차와 내연차를 대상으로 조사 및 비교한 결과 전기차의 고장률이 내연차보다 무려 79%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조사 결과는 전기차와 내연차 차주 30만여 명을 대상으로 엔진, 변속기, 누출(누설), 전기모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20개 항목에 걸쳐 고장률을 파악한 것이어서 신뢰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