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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든다"는 구글 AI…업계 "놀랍지만, 영향은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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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든다"는 구글 AI…업계 "놀랍지만, 영향은 제한적"

딥마인드 '지니', 이미지로 2D 플랫폼 게임 월드 구현
"기술 성숙기 필요…상용화까지 5년 이상 걸릴 전망"

구글 딥마인드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지니'가 생성한 플랫폼 어드벤처형 영상들의 모습. 사진=구글 딥마인드이미지 확대보기
구글 딥마인드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지니'가 생성한 플랫폼 어드벤처형 영상들의 모습. 사진=구글 딥마인드
구글 딥마인드가 사진을 학습, 객체의 이동 등을 표현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지니(Genie)'를 선보였다. AI의 핵심 포인트 중 하나로 '2D 그래픽 게임'을 짚었으나 게임업계의 평가는 다소 엇갈리는 모양새다.

딥마인드가 26일(현지 시간) 공개한 '지니'는 이미지를 학습, 이미지 내에 자연스러운 행동 등 액션을 추가해 영상화하는 생성형 AI다. 이는 '챗GPT'와 같은 챗봇이나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과 같은 '텍스트 투 이미지(TTI)' AI 등 텍스트를 기반으로 AI들에 비해 진일보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개발진은 지니가 특정 이미지를 2D 플랫폼 어드벤처 속 월드와 같이 구현하고, 그 속에서 객체가 게임 캐릭터처럼 움직이게 하는데 특화됐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로봇 팔이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방식을 구현하는 것에도 익숙해 로봇 공학 시뮬레이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터넷 동영상 등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액션, 라벨 등을 지정하지 않아도 일관적으로 잠재 동작을 추론하는 등 인간의 커다란 개입 없이도 학습하는 역량을 갖고 있어 발전 속도 또한 빠를 것이라는 것이 개발진의 설명이다.

플랫폼 어드벤처 게임은 닌텐도의 '슈퍼마리오' 시리즈로 대표되듯 긴 역사를 자랑한다. 최근까지도 네오위즈에서 배급을 맡은 인디 게임 '산나비'가 국내외 게이머들에게 인기를 끄는 등 여전히 생명력을 가진 장르로 평가된다.

한국 인디 게임사 원더 포션이 개발하고 네오위즈가 배급한 플랫폼 어드벤처 게임 '산나비'. 사진=네오위즈이미지 확대보기
한국 인디 게임사 원더 포션이 개발하고 네오위즈가 배급한 플랫폼 어드벤처 게임 '산나비'. 사진=네오위즈

딥마인드의 이번 발표에 관해 익명을 요구한 국내 업계 관계자 3인에게 질의한 결과 공통적으로 "기술적인 면에서 주목할 부분은 있으나 게임 개발 분야에 있어 당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평했다.

한 AI 분야 관계자는 "이미지를 기반으로 실시간 인터랙션을 구현했고, 별도의 인간 개입 없이 '비(非) 지도 학습'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춘 서비스"라며 "기존 게임 엔진에선 볼 수 없었던 그래픽이 나타나는 등 업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 당장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실무에 적용되기에 앞서 기술이 성숙해지는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기술력 기준으로는 약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짐작하며 당장 현장에 미칠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 지니는 그래픽적 요소, 월드 등을 보다 쉽게 구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이 플랫폼 어드벤처란 장르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답했다.

그는 "플랫폼 어드벤처는 그래픽보단 전투, 탐색, 수집 등 콘텐츠를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난이도는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등 게임 디자인적 측면에서 보다 차별성이 드러나는 장르라고 본다"며 "지니가 실제로 공개된 후엔 달라질 수 있지만, 게임 개발 일선에 큰 영향을 미치긴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AI업계 관계자는 "일선 개발자들 사이에선 이미 AI를 활용해보려는 시도가 적지 않게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AI가 생각보다 제 역할을 못한다'며 실망하는 이들도 있다"며 "이미지를 플랫폼 어드벤처로 전환한다는 내용 자체는 흥미롭긴 하지만 그것이 제 역할을 할지는 일선에 보급된 후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딥마인드는 "지니의 출시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이것이 연구 프로젝트로 남을지, 실제 제품이 될지는 불분명하다"며 "안드로이드 휴대폰 속 AI에게 내가 원하는 게임을 개발해달라고 요청하는 날이 올 수도 있지만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