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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바이든과 트럼프, 핵심 이슈에서 선호도 차이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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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바이든과 트럼프, 핵심 이슈에서 선호도 차이 뚜렷

바이든은 ‘비경제적’ 이슈와 ‘문화전쟁’, 트럼프는 ‘경제전쟁’에서 우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총사령관 트로피 수상자인 미 육군사관학교 육군 블랙나이츠 축구팀을 기리는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총사령관 트로피 수상자인 미 육군사관학교 육군 블랙나이츠 축구팀을 기리는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현재 초박빙 구도 속에 조 바이든은 인기가 없는 ‘경제전쟁’을 피하고, 승리를 위해 트럼프와 차별화에 유리한 다양한 가치에 기반한 ‘문화전쟁’을 펼치고, 트럼프는 이와 정반대로 경제에 집중한다는 평가가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바이든은 ‘비경제적’ 이슈인 외교와 의료, 이민 문제 그리고 다양성과 낙태 등 ‘문화’ 이슈를 쟁점화하고 여기서 앞서려는 전략을, 트럼프는 이런 이슈에서는 가급적 대응수위를 조절하거나 피하고, ‘경제’ 문제에 집중하는 운동 양상을 보인다.
미국 유권자들도 이 대결적인 핵심 이슈에서 뚜렷한 인식 차이를 보인다. ‘문화’와 ‘경제’라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전쟁의 구도와 양상이 누구에게 더 유리할지, 이 전력이 종합적으로 판세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보는 모두에게 흥미진진한 일이 되고 있다.

① 경제 문제

바이든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코로나 이후 강하게 반등했다. 그는 낮은 실업률과 1400만 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꾸준한 성장을 강조하며, 큰 성공을 강조한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채 증가와 인플레이션이 생활비 위기와 유권자들의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을 계속하며, 바이든의 경제 성과에 동의하지 않는다. 유권자들도 이 이슈에 있어 바이든에 비판적이다.

블룸버그와 모닝컨설트의 7개 스윙 스테이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애리조나(7%P), 조지아(6%P), 네바다(8%P), 노스캐롤라이나(10%P), 위스콘신(4%P), 미시간(1%P), 펜실베이니아(1%P)에서 앞섰다. 조사한 7개 주에서 트럼프는 49% 대 43%로 바이든을 앞섰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은 미국 경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고, 57%는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같은 의견을 보였다. 미국 유권자의 대다수가 경제에 대해 부정 인식을 보이는 것은 바이든이 트럼프를 앞서기 힘든 이유로 보인다.

세금 및 비즈니스 문제도 주요 문제 중 하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17년 세금 계획은 개인과 법인 세율을 인하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현 법인세와 최고 소득세율을 인상할 계획이다. 이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재정적자 문제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인식은 부정적이다. 재정적자 문제를 바이든 행정부가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여론이 높다.
이런 점에 착안해 트럼프는 바이든을 재선에 실패한 민주당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에 비유한다. 인플레이션, 에너지 부족, 미국인 인질 위기 등을 동시에 겪으며 1980년 대선에서 대패한 1980년 카터 전 대통령은 바이든을 교묘하게 닮은 꼴이다.

② 외교정책

최근 우크라이나 분쟁과 중동의 가자분쟁에 미국 유권자들은 바이든과 트럼프가 상황을 개선하고 납세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무엇을 하는지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천문학적 재정적자 속에 국민의 세 부담을 늘리는 950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등에 대한 안보 지원 예산안에 서명했다.

바이든은 최근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트럼프가 원하는 것처럼 “미국이 세계무대에서 물러난다면 누가 이 세계를 이끌 것인가”라고 유권자들에게 물었다.

하지만 일부 미국인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대리전쟁”으로 부르며 미국의 접근 방식이 “오히려 군산복합체를 돕는 일”이라고 여전히 비판한다.

안보 예산 지원안이 의회에서 통과됐지만 바이든에 비우호적인 유권자들은 이 돈을 생활이 어려운 자국민을 위해 사용해야 했다고 말한다. 인플레이션에 고통을 받는 많은 미국인들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외교 문제에 있어 미국 유권자들의 두 사람에 대한 선호도는 백중세다. 다만, 최근 바이든의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원조 서명에 대해서는 젊은층, 무슬림 등에서 반대와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물론,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강 넘어 불구경 하는 듯’한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 여론이 높다.

③ 낙태 문제

미국 유권자들은 대체로 낙태를 합법화하는 정책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낙태가 합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종, 성별, 낙태를 포함한 문화적 문제는 계속해서 미국 유권자의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생식의 자유를 지지하며 낙태권을 확립한 획기적인 판결인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 것에 반대한다. 이는 특정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낙태 규제를 지지하고 주 정부 재량에 맡기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주장과는 대조적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낙태권에 비판적인 바이든을 선호한다. 낙태권을 둘러싼 법적 또는 비용 문제 해결에 관심을 보이는 바이든을 더 지지한다.

④ 이민 문제

이민 문제는 미국의 인구 구성과 경제적 발전 등과 관련된 문제다. 바이든은 이민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규제 강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는 임기 동안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 건설을 시작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당선 후 프로젝트 자금 지원을 중단하여 미완성으로 남겨 두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바이든 이민정책을 지지하지만, 불법 이민이 초래하는 각종 문제로 인해 일부가 비판적으로 돌아서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미국 유권자들은 절반 이상이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을 강화하는 방안을 지지했다. 민주당 지지 성향 유권자의 42%도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⑤ 의료 문제

미국 의료 시스템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의료 시스템 중 하나다.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시민들에게 보험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한 ‘오바마케어’를 지지하고 개선하겠다고 말한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바마케어를 실패한 이니셔티브로 보고, 미국 국민에게 저렴한 의료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 시스템을 완전히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유권자들은 대체로 의료보험 개혁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의료보험의 경우, 공화당보다 민주당 정책에 대한 선호가 앞서지만, 불법 이민자가 늘면서 수혜의 폭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상을 종합해 보면, 바이든과 민주당은 여러 핵심 이슈 가운데 의료, 문화 이슈에서 유권자 선호가 앞서지만, 경제 이슈에서는 트럼프와 공화당이 더 지지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앞선다고 주장한다. 최근 23번 전국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10번, 트럼프는 8번, 동률이 5번이 나온 것을 거론하며, 중요한 것은 모멘텀이 자신에게 더 유리하게 바뀌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많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여전히 오차범위 내에서 바이든을 이기는 조사가 더 많다. 선거 초반에 박빙 구도는 계속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