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인도의 양파 가격은 무려 165%나 치솟았다. 토마토 등 다른 채소 가격도 2배 가까이 뛰면서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가뭄과 폭염으로 농작물 생산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섭씨 4~9도나 높아 수확한 채소는 쉽게 상하고, 새로운 작물 재배도 어려워졌다.
인도 중앙은행 마이클 파트라 부총재는 "인도 경제는 여전히 식량 가격 충격에 인질로 잡혀 있다"며 "식량 가격이 통화 정책 기조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밀 가격 안정을 위해 밀 비축량 제한 조치를 발표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산지브 초프라 식품부 장관은 "재고량 제한은 하나의 옵션일 뿐이며, 밀 가격 안정을 위해 다른 수단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밀 수입세(40%)를 없애 가격을 낮추는 방안도 고려 중이지만, 쉽지 않은 선택이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올해 말 농업 주 선거를 앞두고 농민들의 지지를 잃을 수 없기 때문이다. 수입세 인하는 농민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모디 총리는 대신 농민들에게 지급하는 쌀 가격을 5.4%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 쌀은 저소득층에게 무상으로 제공되어 세계 최대 식량 복지 프로그램을 지탱할 것이다.
그러나 악천후는 계속되고 있다. 이번 주에는 주요 쌀 재배 지역인 인도 북동부에서 20만 명 이상이 홍수 피해를 입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투자자들은 인도 경제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 런던 아브든(abrdn) 뉴 인디아 투자신탁의 제임스 톰 수석 펀드 매니저는 "인도 기업들은 인플레이션이 6%라고 해도 두 배 이상 성장하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며 "그들은 수십 년 동안 그 정도의 인플레이션을 감당해왔다"고 말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