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곡물에 투자했던 헤지펀드가 가격 하락을 우려해 투매에 나서고 있다. 시카고선물거래소의 옥수수 12월물 가격은 부셸(약 35L)당 4.2달러 전후다. 2020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달 말에는 부셸당 4달러로 하루 만에 5.4% 폭락하기도 했다. 최근 고점인 5월 중순과 비교해도 한 달 반 만에 16%나 하락한 셈이다.
특히 옥수수 가격은 콩이나 보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두는 7월 초 심리적 저항선인 부셸당 11달러 밑으로 내려갔고, 보리도 최근 2개월 사이 최저를 기록했다. 옥수수·대두·보리 가격이 하락한 가장 큰 요인은 미국 농가의 파종 면적 증가다.
옥수수 선호 배경에는 유전자 기술이 있다. 개량한 품종은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늘리는 것과 함께 병충해 예방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미 농업부 7월 초 주간 자료를 보면 67%의 옥수수 생육이 양호한 상태다. 풍년이었던 지난해 51%를 웃도는 수치다. 2년 연속 풍작이다.
미 상품 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주간 통계를 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주요 헤지펀드의 선물 순매도는 일주일 사이 945%나 늘어난 27만7000건이다. 5월 중순과는 정반대 추세다.
유일한 가격 변수는 기상 상황이다. 현재 미국 본토 18.7% 정도가 건조한 상태다. 나머지는 가뭄 피해가 없다. 시장에서 풍작과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근거다. 하지만 기후 상황은 예측 불가다.
엘니뇨와 반대로 적도 무역풍이 강해지면서 나타나는 라니냐 현상은 옥수수·대두·보리 산지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 곡물 가격 하락은 먹거리 물가 안정에 희소식이다.
김종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85kimj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