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정책 논란과 주식 대량 매도 계획 동시에 알려져

규제 당국에 낸 서류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2026년 5월 말까지 '질서 있는 거래 계획'을 통해 최대 2500만 주의 아마존 주식을 팔 예정이다. 지난 5월 1일 주가 기준 주당 190달러로 계산하면 약 47억5000만 달러 규모다. 이 거래 계획은 아마존의 최신 분기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초에 만들어졌다.
특히 이 매도 계획이 아마존이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 무역 전쟁 영향을 경고하고, 앞으로 순매출과 영업이익이 월스트리트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고 전망한 직후 알려졌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 베이조스-트럼프 관계 변화, 백악관과 아마존 갈등
베이조스는 이미 작년 한 해 동안만 134억 달러(약 18조7000억 원) 이상의 아마존 주식을 팔았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돈을 가진 그는 1994년에 세운 전자상거래 회사에서 점차 관심을 돌려 자신의 우주 벤처 블루 오리진과 미국 신문 워싱턴 포스트에 더 집중하고 있다.
한편 백악관은 아마존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을 제품 가격에 표시하려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강하게 비난했다. 펀치볼 뉴스가 처음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아마존은 팔고 있는 "각 제품의 가격"에 관세 부과금 영향을 "곧" 표시할 계획이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아마존이 그런 조치를 취하는 것은 놀랍지 않다"라고 날카롭게 비판하며, "바이든 행정부가 물가를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렸을 때 아마존은 왜 이렇게 하지 않았는가?" 라고 덧붙였다.
이 갈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조스와 직접 통화해 아마존의 계획에 불만을 말했고, 아마존은 빠르게 그 제안을 거두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조스는 아주 좋았다. 그는 대단했다. 그는 문제를 매우 빨리 풀고 옳은 일을 했다. 그는 좋은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아마존 측은 관세 영향 표시 계획이 단지 저가 상품 전문 플랫폼인 '하울(Haul)'에만 해당했다고 해명했다. "초저가 아마존 하울 플랫폼 담당팀이 일부 수입 제품에 관세 부과 내역을 표시하는 방안을 검토했을 뿐"이라며 "이는 아마존 메인 사이트에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고, 실제로 어떤 아마존 플랫폼에서도 시행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와 베이조스의 관계는 과거 차가웠으나 최근 급격히 좋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첫 임기 동안 베이조스를 "제프 보조"라고 부르며 자주 심하게 비난했으나, 두 사람의 관계는 베이조스가 지난 1년 동안 트럼프를 여러 번 만나고 취임식에 참석하면서 가까워졌다.
아마존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자금으로 100만 달러(약 14억 원)을 내고, 멜라니아 트럼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위해 4000만 달러(약 560억 원)을 지불했다. 이 중 약 2800만 달러(약 392억 원)이 영부인에게 직접 갈 것이라고 이 문제를 잘 아는 여러 관계자들이 전했다.
한편 베이조스는 아마존 주식 매도 자금의 많은 부분을 블루 오리진 운영에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해마다 비용은 20억 달러(약 2조8000억 원)을 넘으며, 연방 계약에서 나오는 수익이 일부를 메우고 나머지는 베이조스가 채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조스는 또한 지난 3월 약 6000만 달러(약 840억 원) 상당의 주식을 팔아 이름을 밝히지 않은 비영리 단체에 기부한 것으로 규제 서류에 나타났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