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첨단 공정 고객 확보 어려움 속 TSMC 미국 사업 애플·엔비디아 주문 넘쳐

샘모바일과 wccftech의 12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 간 매출 차이는 70억 달러(약 9조8900억원)에 이른다. TSMC는 1분기 순이익이 264억 달러(약 37조3000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 늘었으나,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매출은 169억7000만 달러(약 23조9000억원)에 그쳤다.
특히 TSMC의 미국 사업은 대만 밖 지역 생산 수요가 늘어 잘되고 있다. 타이완경제일보에 따르면, TSMC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은 애플과 엔비디아 등 주요 기술 회사들의 주문으로 가득 찼다.
TSMC는 최첨단 A16(1.6나노미터) 공정을 미국에서 생산하겠다고 밝혔으며, 2나노미터 공정 생산량의 30%까지 미국에서 만들 계획이다. 이는 TSMC가 미국을 오래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삼성전자는 첨단 공정에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 이익이 앞 분기보다 9% 늘었으나,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17% 줄었다. 삼성전자는 계절 요인으로 수요가 약하고 가동률이 정체했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 간 차이가 커지는 배경에는 지정학적 긴장과 메모리 시장 침체가 있다. 세계 기술회사들은 지정학적 긴장을 피하려고 대만보다 미국 생산을 선호하며, TSMC는 이런 흐름에 맞춰 미국에 1000억 달러(약 141조3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2021년 인텔을 앞질러 매출 기준 세계 최고 반도체 회사가 됐으나 이는 주로 메모리 시장 호황 덕분이었다. 그러나 2023년 3분기부터 메모리 시장이 침체를 겪으면서 TSMC가 판매량에서 삼성전자를 앞섰다.
TSMC는 올해 2분기에도 매출이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삼성전자와의 차이는 더 벌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첨단 공정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메모리 시장 회복에 대응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한편, 미국 반도체 시장에서는 TSMC와 인텔 간 경쟁도 주목받고 있다. 인텔은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나 18A 공정 등 앞으로 기술 발전에 따라 상황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