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6년 동맹의 균열…오픈AI, MS에 반독점 '핵 옵션' 거론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6년 동맹의 균열…오픈AI, MS에 반독점 '핵 옵션' 거론

영리 전환·지분율·IP 통제권 놓고 사사건건 충돌
협상 결렬 시 300억 달러 투자 무산…AI 업계 지각변동 예고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6년간 이어온 양사의 파트너십이 영리 전환, 지분율, IP 통제권 등 핵심 쟁점을 두고 흔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6년간 이어온 양사의 파트너십이 영리 전환, 지분율, IP 통제권 등 핵심 쟁점을 두고 흔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생성형 AI 시대를 연 오픈AI와 핵심 동반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협력 관계에 금이 가고 있다. 오픈AI 내부에서 MS의 지나친 통제에서 벗어나고자 이른바 '핵 옵션', 곧 반독점법 위반 소송까지 검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기술 역사상 가장 성공한 동맹으로 평가받던 양사의 관계가 중대 기로에 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각) 이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픈AI가 MS의 AI 제품과 컴퓨팅 자원 통제를 줄이고, 비영리 재단 산하 영리법인(LLC)을 공익법인(PBC)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오픈AI가 영리 회사로 전환하려면 더 많은 투자금을 모으고 기업공개(IPO)로 나아가야 하지만, MS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 협상이 막히자 오픈AI 경영진은 MS가 협력 기간에 보인 반경쟁 행위를 문제 삼아 연방 규제 당국에 조사를 요청하는 마지막 수단까지 논의했다고 한다.

◇ '윈드서프 IP'·지분율 등 핵심 쟁점 산적


이러한 방안은 6년간 이어진 양사의 협력 관계를 뿌리부터 흔들 수 있는 위험한 카드다. MS는 오픈AI 기술을 먼저 쓰는 대가로 막대한 돈을 지원하며 오픈AI의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여러 분야에서 직접 경쟁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양사 대표는 공동 성명에서 "우리는 모든 이에게 놀라운 AI 도구를 안겨준 길고 생산적인 협력 관계를 맺었다"며 "대화는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여러 해 함께 성장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사 내부의 갈등은 이미 한계점을 향하고 있다.

양사는 30억 달러짜리 코딩 신생기업 '윈드서프' 인수를 둘러싼 조건부터 충돌하고 있다. 기존 계약에 따르면 MS는 오픈AI의 모든 지적 재산(IP)에 접근할 권리가 있다. 이 때문에 오픈AI는 자체 AI 코딩 서비스 '깃허브 코파일럿'을 운영하는 MS가 윈드서프의 IP에 손대는 것을 매우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가 공익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MS가 확보할 지분율 문제도 핵심 쟁점이다. MS는 오픈AI가 내놓은 안보다 더 많은 지분을 요구해 협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픈AI는 연말까지 이 전환을 마쳐야 하며, 실패하면 200억~300억 달러(약 27조 2600억~ 40조 89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 '성공 신화' 흔들…AI 업계 판도 바뀔 수도


미국 규제 당국의 움직임도 변수다. 바이든 행정부의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이미 MS의 반독점 행위를 폭넓게 조사하고 있으며, MS의 오픈AI 투자를 포함한 거대 기술 기업의 AI 시장 독과점 문제를 살피고 있다.

MS는 2019년 오픈AI에 10억 달러(약 1조 3628억 원)를 처음 투자한 뒤,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로 오픈AI 기술을 독점 판매할 권리를 얻었다. 그러나 이제 오픈AI는 자율성을 키우고 더 많은 고객을 모으며 컴퓨팅 자원을 넓히고자 다른 클라우드 기업과도 손잡기를 원한다. 반면 MS는 현재 협력 관계의 종료 조건인 '범용 인공지능(AGI)'이 나온 뒤에도 오픈AI 기술에 계속 접근하길 바라는 등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다. 두 회사의 다툼이 단순한 투자 협력을 넘어 AI 생태계 지배력을 둘러싼 싸움으로 번진 모양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