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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값 40% 급등…트럼프 50% 관세 발표에 투자자들 ‘관망’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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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값 40% 급등…트럼프 50% 관세 발표에 투자자들 ‘관망’ 확산

“구리 ETF·광산주, 단기 변동성 커…신중한 접근 필요”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구리 관세 50% 부과에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구리 관세 50% 부과에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구리 수입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육박했다.

지난 11(현지시각) 배런스(Barron's) 보도에 따르면, 구리 선물 가격은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방침을 밝힌 뒤 12% 뛰어올랐다. 미국 상품거래소에서 파운드당 5.60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올해 들어 40% 가까이 올랐다. 미국과 런던 금속거래소(LME) 구리 가격 차이도 30%에 이른다. 과거에는 두 시장 가격이 거의 같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 평가 결과에 따라 81일부터 구리 수입에 5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월가에서는 10~25% 관세를 예상했지만, 실제 발표는 이를 크게 웃돌았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12월 인도 구리 선물에는 50% 관세 가능성이 60%쯤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 구리 시장 과열…ETF·광산주 투자, 단기 변동성 주의


구리는 세계 경기와 산업 활동을 보여주는 대표 원자재로, ‘금속의 박사로 불린다.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기차, 전력 인프라 확장 등 신산업 수요가 늘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최근 몇 년 동안 구리 소비량의 절반 정도를 수입에 의존했다. 주요 수입국은 칠레(65%), 캐나다(17%), 페루(9%), 멕시코(6%)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방침에 미국 안에서 구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기적으로 가격이 왜곡되고 있다는 평가다.

투자 방법으로는 구리 현물에 직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광산주 투자가 대표적이다. 미국 상장 구리 ETF‘United States Copper Index Fund(CPER)’는 올해 38% 올랐다. 다만, 선물 만기 교체 비용과 1% 운용보수 등 단점이 있다. 광산주 펀드로는 ‘SPDR S&P Metals & Mining ETF(XME)’, ‘iShares MSCI Global Metals & Mining Producers ETF(PICK)’ 등이 있으며, 올해 각각 20%가량 상승했다.

대형 광산주 가운데는 프리포트 맥모란(Freeport-McMoRan)’이 주목받고 있다. RBC 캐피털마켓의 샘 크리튼든 애널리스트는 프리포트는 미국에서 구리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업체로, 미국 내 구리값이 오르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도이체방크의 리암 피츠패트릭 애널리스트도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라 세계 다른 구리 업체보다 명확한 수혜주라고 평가했다. 프리포트 주가는 최근 47달러로, 월가 평균 목표가는 50달러(6% 상승 여력). 현재 주가수익비율(PER)28배로 5년 평균을 조금 웃돈다.

이외에도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중소형 광산주로 허드베이 미네랄스(Hudbay Minerals), 애리조나 소노란 커퍼(Arizona Sonoran Copper) 등이 거론된다. 이들 주식은 변동성이 크지만, 소형주를 묶은 ‘Sprott Junior Copper Miners ETF(COPJ)’는 올해 40% 올랐다.

◇ 시장 불확실성 여전…전문가 단기 조정 뒤 접근 신중해야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실제로 시행하면 미국 내 구리값이 더 오를 수 있지만, 협상이나 정책 변화가 있으면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미국 안 수요 기업들이 관세 시행 전에 구리를 미리 사들이면서 단기적으로 가격이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제프리스의 크리스토퍼 라페미나 애널리스트는 단기 가격 조정이 있으면 선호하는 구리 광산주를 사볼 만하다고 밝혔다. 월가에서는 구리 ETF는 가격 변동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지만, 광산주는 사업이 다양해 일부 방어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구리값이 급락하면 광산주와 ETF 모두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실제로 시행할지, 협상에서 물러설지에 따라 구리와 관련 투자 자산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업계에서는 단기 급등락에 유의하며, 가격 조정 때 신중하게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