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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50년 만에 최대 폭락...올해 상반기 10% 넘게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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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50년 만에 최대 폭락...올해 상반기 10% 넘게 하락

정책 불확실성과 달러 패권 약화 우려 심화...전문가들 "글로벌 다각화 투자 필요"
미국 달러화가 10% 넘게 하락하며 1973년 이후 가장 큰 상반기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달러화가 10% 넘게 하락하며 1973년 이후 가장 큰 상반기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전 세계 무역협정이 계속 체결되고 있음에도 미국 달러화는 10% 넘게 하락하며 1973년 이후 가장 큰 상반기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5일(현지 시각)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달러화 약세는 각국이 달러화 자산에서 벗어나려는 탈달러화 움직임의 신호일 수 있으며, 미국의 재정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 지수(DXY)는 올해 들어 약 10.8% 하락했으며, 이는 주요 외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지수가 생성된 1973년 이후 최악의 상반기 성과를 기록한 것이다. 달러는 유로 대비 1.17달러를 넘어섰고, 유로화는 상반기 13% 상승하며 사상 최고의 반기 성과를 달성했다.

◇ 정책 불확실성이 달러 약세 주도


케임브리지대학교 퀸스 칼리지의 모하메드 엘-에리안 총장(전 핌코 CEO)은 악시오스와 한 인터뷰에서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달러를 확인한다"면서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달러화 약세를 촉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엘-에리안 총장은 많은 투자자들이 이를 더 효율적인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위한 재설정으로 여기고 있지만, 오히려 "지미 카터와 같은 상황으로 이어져 결국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끝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카터 행정부 시기(1977~1981년)에는 평균 9.85%의 인플레이션율을 기록하며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을 보였다.

달러 약세의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과 연방준비제도에 대한 비판이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요구하며 전 세계 금리를 나열한 손편지를 보내는 등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우려를 증폭하고 있다.

◇ 달러 약세의 광범위한 파급효과


달러 약세는 통화 자체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불확실성으로 인한 달러 하락은 수익률 곡선을 가파르게 만들어 기업과 가계의 차입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달러화 표시 자산에서 완전히 손을 뗄 경우 전체 시장에도 역풍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엘-에리안 총장은 달러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은 없다"고 강조하며, 투자자들은 달러에 대한 초과 비중을 "매우 점진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경제학자들은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단기간에 사라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하고 있다.

◇ 뱅가드의 달러 전망과 투자 시사점


자산운용사 뱅가드는 최근 리서치 노트에서 달러 하락이 3년간의 강세장 이후에 발생했으며, 최근 약세로 인해 달러가 "적정 가치"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뱅가드는 단기적으로는 무역협정과 정책으로 인해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으며, 생산성과 높은 이자율이 장기적으로 달러 가치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뱅가드는 미국의 생산성 우위와 지속적으로 높은 실질금리가 달러를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과 같은 상대적 생산성 증가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아 달러의 추가 상승 압력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뱅가드는 달러 하락이 영구적이지는 않을지 몰라도 이러한 약세가 글로벌 다각화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고 평가했다. 미국 주식의 가치가 급등하고 국제 시장이 계속 상당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상황에서 "지역 간 위험 분산"이 장기 투자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러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에 세계 중앙은행들은 달러 자산 대신 금을 선택하고 있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의 월평균 금 매입량은 24톤으로, 금 가격은 1979년 이후 최고의 상반기 수익률을 기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