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물 들어올 때 노 젓나"…이재용 회장, 美서 신사업 M&A·반도체 추가 수주 매진

글로벌이코노믹

"물 들어올 때 노 젓나"…이재용 회장, 美서 신사업 M&A·반도체 추가 수주 매진

미국 체류기간 2주 넘기면서 M&A 가능성↑…로봇·AI·전장 분야 유력
파운드리선 신규 고객사 확보…HBM선 엔비디아 퀄테스트 통과에 집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2023년 5월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2023년 5월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미국에 머물면서 고객사들과의 만남을 통해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수주 확대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로봇·의료·디지털헬스 등의 분야에선 인수합병(M&A)을 위한 대상도 물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뉴삼성' 재건에 나선 이 회장의 행보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현지를 방문하게 되는 오는 24일께가 삼성전자와 미국 빅테크 기업 간 추가 협력을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양국이 관세 협상을 바탕으로 반도체·배터리·조선업 등 제조업 분야를 포함한 경제 협력과 첨단 기술, 핵심 광물 등 경제안보 측면에서 협력하기로 한 만큼 현지 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 중인 삼성전자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 회장의 미국 체류 기간이 2주를 넘고 있는 만큼 M&A를 조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통상 삼성전자는 M&A를 통해 신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해 사업을 전개해왔다.

주목받는 분야는 이 회장이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로봇·의료·디지털헬스·전장 분야다. 삼성전자가 △5월 독일 냉난방공조(HVAC) 그룹 플랙트 △5월 미국 마시모 오디오사업부 △지난달 헬스케어 기업 젤스 등 올해 세 차례 대형 인수 소식을 발표한 점을 고려하면 최근 M&A 소식이 없었던 로봇이나 인공지능(AI) 또는 전장 분야가 유력하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하고 있는 파운드리 팹 전경.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하고 있는 파운드리 팹 전경. 사진=삼성전자

이 회장은 미국에 머물며 반도체 분야의 추가 수주를 위한 행보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는 최근 미국의 전기차 기업 테슬라를 비롯해 애플로부터 수주에 성공해 부활을 알렸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를 건설 중인데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에 이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상황은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애플이 대표적인 경우다.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관세가 부과되는 만큼 애플이 일본에서 생산되는 기존의 소니 이미지 센서가 아니라 미국 내 생산이 가능한 삼성전자의 이미지 센서를 채택한 것이다. 이에 이 회장은 TSMC에 생산을 맡긴 퀄컴을 비롯해 브로드컴·AMD 등의 관계자를 만나 추가 수주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선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기 위한 행보를 전개한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위한 퀄테스트(품질 검증)를 진행 중이지만 최근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저사양 AI칩인 H20의 수출을 허가하면서 HBM3E 8단 제품의 공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블랙웰 제품보다 30~50%까지 성능을 낮춘다면 중국 수출을 허용할 수도 있다"고 말한 만큼 H20 외 추가 제품이 중국으로 수출될 경우 SK하이닉스만으로는 물량 감당이 힘들다. H20용 삼성전자의 HBM 공급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지난달 말 진행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M&A와 관련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적극 대응해 △AI 공조 △메디텔 △로봇 △전장 △핀테크 △부품 등 다양한 신성장 분야에서 후보 업체들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해 추가 M&A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