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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ECB 총재 “트럼프 연준 개입 시 미국·세계 경제 위기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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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ECB 총재 “트럼프 연준 개입 시 미국·세계 경제 위기 촉발”

프랑스 총리 불신임 투표 앞두고 유로존 정치 불안 경제 부담 가중 전망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오른쪽 두번째),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왼쪽 첫 번째),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왼쪽 두 번째),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 총재(오른쪽 첫 번째)가 23일(현지시각)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미 연방준비제도 주최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해 함께 거닐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오른쪽 두번째),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왼쪽 첫 번째),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왼쪽 두 번째),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 총재(오른쪽 첫 번째)가 23일(현지시각)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미 연방준비제도 주최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해 함께 거닐고 있다. 사진=로이터
유럽중앙은행(ECB)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지난 1(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정치적 압박을 가하면 미국 경제는 물론 전 세계 경제에 큰 위험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DW가 보도했다.

DW는 또한 다음 주로 예정된 프랑스 총리 불신임 투표가 유럽 경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함께 내비쳤다.

◇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개입 시 경제 불안 우려


라가르드 총재는 프랑스 라디오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겠다고 위협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녀는 미국 중앙은행 독립성이 흔들릴 경우 미국 경제 조화가 깨지고, 이 영향이 세계로 확산해 심각한 위험을 낳을 것으로 봤다.

통화정책이 정치인의 입김에 휘둘리면 미국 경제 균형은 물론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매우 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하지만 미국 대법원이 연준 이사를 해임할 수 있는 경우를 중대한 법 위반으로 제한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완전히 장악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단기 금리를 크게 낮추지 않는다고 파월 의장을 비판하며 해임을 경고했고, 리사 쿡 이사 해임도 추진했다. 현재 연준 기준금리는 4.25~4.5% 수준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1% 이하로 낮추길 원한다.

또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 항소법원이 트럼프 정부의 관세 중 다수를 불법으로 판결한 점도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더했다고 분석했다.

◇ 프랑스 총리 불신임 투표와 유로존 정치 불안


라가르드는 오는 8일 예정된 프랑스 총리 프랑수아 바이루에 대한 불신임 투표 결과가 정부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재정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야당과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프랑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는 113%, 재정 적자율은 5.8%에 이른다.

지난 6년간 유로존 국가에서 정치 불안이 금융 시장 신용등급 평가에 직접 영향을 줬다어느 나라든 정부 붕괴 위험은 유로존 경제에 부담을 주는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프랑스 금융 시스템은 2008년 금융 위기 때보다 자본이 튼튼하고, 감독도 엄격해 IMF 지원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리스크를 평가하지만, 은행 시스템 자체가 이번 위험의 원인이 아니라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가 미국과 유럽 주요국 정치 상황이 금융 안정에 미칠 영향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경고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세계 정책 당국과 금융 시장에 새로운 긴장 요인이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