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전환프레임워크 보조금 확보…“LG엔솔·어센드 등 잇단 투자로 세계 2위 위상 굳힌다”

이는 폴란드가 LG에너지솔루션 등의 잇단 투자에 힘입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배터리 생산국으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나온 대형 프로젝트다.
EU 전략 프로젝트 선정으로 대규모 자금 지원 확보
이번 보조금은 EU의 '일시적 위기 및 전환 프레임워크(TCTF)'를 통해 폴란드 개발부가 지원하는 것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EU의 넷제로 경제 전환을 지원하려고 설립된 프로그램이다. 엘리멘탈의 자비에르체 공장 확장 프로젝트는 EU 핵심원자재법(CRMA)에 따라 EU에 전략상 중요한 47개 프로젝트 중 하나로 인정받았으며, 이 목록에 포함된 단 2개의 폴란드 프로젝트 중 하나다.
엘리멘탈 배터리 메탈스의 마치에이 두드직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에는 첨단 배터리 금속 정제 공정과 에너지, 자동차, 통신, 방위 부문에 핵심적인 금속의 생산 및 회수가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공장은 기존 자비에르체 시설에 인접한 곳에 건설되며, 연간 수만 톤 규모의 '블랙 배터리 매스'와 핵심 금속을 함유한 다른 소재를 처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 배터리 제조에 꼭 필요한 전략 금속을 회수하게 된다.
폴란드, 유럽 최대 배터리 생산 허브로 도약
폴란드는 최근 몇 년간 유럽 최대의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국으로 부상했으며,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브로츠와프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공장은 유럽 최대 규모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EU 전체 배터리 생산 능력의 약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폴란드 국영 전력회사 PGE와 1GWh 규모의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 시설에는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생산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공급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폴란드의 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22년 850만 달러(약 120억 원)에서 2030년 7630만 달러(약 1070억 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연평균 31.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어센드 엘리멘츠도 12억 달러 투자 추진
폴란드 정부는 미국 배터리 회사 어센드 엘리멘츠에도 지난 5월 최대 3억 2000만 달러(약 4510억 원)의 보조금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폴란드 정부가 제공한 단일 보조금 중 최대 규모 중 하나로, 역시 TCTF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어센드 엘리멘츠는 폴란드 남서부 지역에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7600억 원) 규모의 배터리 소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 시설에서는 전기차와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부품인 전구체 양극 활물질(pCAM)을 생산하며, 최소 2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예정이다. 생산은 2028년 시작될 계획이다.
그러나 어센드 엘리멘츠는 아직 폴란드 개발부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며, 시설의 정확한 위치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두드직 CEO는 "유럽의 핵심 원자재 공급망에서 폴란드의 역할은 전략상 장기적"이라며 "이 프로젝트는 전기 모빌리티와 에너지 부문의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고, 세계 노하우를 폴란드 산업에 이전하며, 고임금 일자리를 만들어 폴란드를 현대적인 제조 및 혁신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폴란드의 이러한 대규모 배터리 재활용 투자가 EU의 원자재 자립도를 높이고 중국 등 역외 국가 의존도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2030년까지 EU가 전략 원자재 추출, 가공, 재활용에서 각각 10%, 40%, 25%의 자급률을 달성한다는 목표 달성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