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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세안 정상회의서 동남아 4개국과 교역·핵심 광물 협정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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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세안 정상회의서 동남아 4개국과 교역·핵심 광물 협정 체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맨 오른쪽)이 26일(현지 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47차 아세안(ASEAN)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련된 태국과 캄보디아 간 휴전 합의 서명식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아누틴 찬위라쿨 태국 총리,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가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맨 오른쪽)이 26일(현지 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47차 아세안(ASEAN)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련된 태국과 캄보디아 간 휴전 합의 서명식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아누틴 찬위라쿨 태국 총리,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가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이하 현지 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중 태국·말레이시아·캄보디아·베트남 등 4개국과 잇따라 교역 및 핵심 광물 협정을 체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협정은 미·중 간 희토류 수출통제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무역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 4개국과 잇단 협정…관세 인하·시장 개방 확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 정상회의 부대 일정으로 태국과 상호 무역협정을, 말레이시아·캄보디아와는 교역협정을 각각 체결했다. 또 베트남과는 관세·비관세 장벽 해소를 위한 무역협력 기본합의서를 맺었다.

미국은 이들 세 나라의 수출품에 부과하던 19% 관세율을 유지하되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0%로 낮출 방침이다. 베트남과는 20% 관세율을 적용받는 품목 가운데 일부를 단계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흑자가 1230억 달러(약 169조4000억 원)에 이른 베트남의 경우 무역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산 제품 수입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 말레이시아, 희토류 對美 수출 금지 않기로


이번 협정에는 희토류 및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태국·말레이시아와 별도의 핵심 광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말레이시아는 희토류 원광 또는 정제 제품의 미국 수출을 금지하거나 할당제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공식 약속했다.

말레이시아는 약 1610만 톤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원광 수출을 제한하고 국내 정제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 태국·말레이시아, 美 안전기준 적용·투자 완화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미국산 자동차에 미국의 안전·배출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고, 노동권 보호와 환경규범 강화도 약속했다. 태국은 전체 수입품의 약 99%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고, 미국의 통신 분야 투자 지분 제한을 완화하기로 했다.

또 태국은 매년 26억 달러(약 3조5800억 원) 규모의 농산물(옥수수·대두박 등)을 수입하고 188억 달러(약 25조9000억 원) 규모의 항공기 80대 및 54억 달러(약 7조4400억 원) 규모의 에너지 제품(액화천연가스·원유 등)을 구매하기로 했다.

◇ 동남아 교역·안보축 강화…美 영향력 확대 시도


이번 협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동남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동시에 교역 및 자원 분야에서 미국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태국과 캄보디아 간 국경 충돌 이후 체결된 강화된 휴전협정에도 직접 참석해 동남아 지역 내 분쟁 중재자로서 역할을 부각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동남아 순방이 “교역, 핵심 광물, 안보 협력을 아우르는 포괄적 패키지 외교의 일환”이라며 오는 31일 경주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경제안보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