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S-III 배치-II로 12척 수주전, 빠른 납기·현지화 전략으로 TKMS 맞서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방산 전문매체 아미 레코그니션(Army Recognition)은 27일(현지시각) 캐나다 정부가 지난 8월 26일 차세대 북극 작전용 잠수함 공급업체로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를 최종 후보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한화오션은 장보고-III 배치-II(KSS-III) 잠수함을, 독일은 212CD형 잠수함을 제안하며 앞으로 수십 년간 캐나다 해양 방위를 책임질 재래식 잠수함 12척 공급을 놓고 경쟁한다.
600억 캐나다 달러 사업, 한-독 양자 대결 구도 확정
캐나다 조달청은 재래식 잠수함 12척 도입 사업에서 한화오션과 독일 TKMS·노르웨이 연합을 최종 후보에 올렸다. 사업비는 유지보수까지 포함하면 600억 캐나다달러(약 61조4900억 원)에 이른다.
한화오션은 이후 공격적인 수주 활동에 나섰다. 캐나다 현지 지원업체인 배브콕 캐나다와 독점 지원 계약을 맺고, 캐나다 정부 관계자들을 거제 조선소로 불러 생산 능력을 직접 보여줬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캐나다 실무진이 거제 현장을 찾았으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조만간 한화 거제 조선소를 방문할 예정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들은 2026년 계약 때 2035년 이전에 4척을 인도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초도함 인도 시점인 2035년을 앞당기는 제안이다. 노후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일찍 퇴역시키면 유지보수 비용 10억 캐나다달러(약 1조 원)를 아낄 수 있다는 구체적 수치도 내놨다.
한화오션 KSS-III, 큰 배수량에 전략타격 능력 갖춰
한화오션이 제안한 KSS-III 배치-II는 지난 22일 거제 조선소에서 1번함 장영실함이 진수되며 모습을 드러냈다. 수상 배수량 3600톤, 수중 배수량 4000톤으로 길이 89.4m, 폭 9.7m, 흘수 7.6m다.
추진 체계는 MTU 12V 4000 U83 디젤 엔진 3기와 범한 연료전지 공기불요추진장치(AIP), 리튬이온 배터리를 함께 썼다. 한국 측은 수중 속도 20노트, 수상 항속거리 1만8500km를 제시했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와 AIP를 함께 실어 센서 운용에 필요한 전력 부하를 안정되게 유지하면서도 며칠씩 스노클 없이 잠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장은 533mm 어뢰발사관 6문에 K-761 중어뢰와 C-Star 대함미사일을 쓰며, 수직발사관(VLS) 10개에 현무-4-4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실었다. 한국 측과 독립 해군 분석가들은 배치-II가 배치-I의 6개에서 10개로 VLS를 늘렸으며, 앞으로 천룡 지상공격 순항미사일도 실을 수 있어 캐나다에 북방 해역에서 은밀한 재래식 타격 능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철강 조달, 액화천연가스(LNG) 협력, 텔레샛·MDA 같은 우주산업 동반자 관계를 포함한 무역 협정을 제안했다. 한화 측은 유럽이 안보 압박이 줄면 국방예산을 깎을 수 있지만, 한국은 계속되는 위협 때문에 생산라인과 지원 기반이 안정되다는 점도 내세웠다.
납기 속도와 현지화로 독일 스텔스 우위에 맞서
독일·노르웨이가 내놓은 212CD형은 길이 73m, 폭 10m, 수상 배수량 약 2500톤, 수중 배수량 2800톤으로 KSS-III보다 작지만, 스텔스가 강점이다. 내구력은 41일로 수중 속도 20노트 이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추진 체계는 HDW 4세대 연료전지 AIP를 중심으로 MTU 4000 시리즈 디젤 2기를 보조하며, 리튬 배터리를 기본 에너지 저장장치로 썼다. 선체는 능동 소나 반사를 줄이는 다이아몬드 단면 구조를 택했다. 전투 체계는 KTA 해군시스템의 ORCCA로, TKMS·아틀라스 일렉트로닉·콩스베르그가 대량 센서 융합과 동맹국 상호운용성을 위해 만들었다.
HENSOLDT는 쌍발 비관통형 광전 마스트 OMS-150과 OMS-300, 360도 파노라마 감시 장비를 공급하며, 콩스베르그는 SA9510S MkII 기뢰 회피·항법 소나와 고위도 작전용 음향측심기를 준다. 무장은 DM2A4 시호크 중어뢰에 개발 중인 IDAS 대공·근접방어 미사일을 싣고, 수직발사 능력을 버리는 대신 극도의 정숙성과 소음 감소에 집중했다.
독일과 노르웨이는 국방부장관들이 오타와에서 공개로 로비 활동을 펼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상호운용성, 캐나다 현지 건조 선택권, 산업 상호주의를 제안했다. 한화 임원들은 이에 맞서 빠른 납기 일정, 캐나다 협력업체 구성, 산업 역량을 보여주는 현장 방문으로 대응하고 있다.
캐나다는 내년부터 2027년 사이 최종 사업자를 고를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맥귄티 캐나다 국방장관은 납품 일정을 중요 요소로 꼽으면서도 "적시성, 상호운용성, 북극 같은 캐나다 우선순위에 따른 활용, 그리고 캐나다에 돌아올 산업 혜택이 선정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군사전문가들은 독일과 프랑스는 자체 무기 체계를 원하지만, 제약이 있다고 본다. 유럽 안에서 필요한 모든 국방 부품을 구할 수 없어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유럽 잠수함 생산라인이 지난 30년간 사실상 멈춰 있던 점이 한화오션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