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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트럼프-시진핑 ‘부산 회담’ 앞두고 미국산 대두 첫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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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트럼프-시진핑 ‘부산 회담’ 앞두고 미국산 대두 첫 구매

2021년 10월 7일(현지 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디어필드에서 수확철을 맞아 대두가 트럭 적재용 호퍼를 통해 옮겨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1년 10월 7일(현지 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디어필드에서 수확철을 맞아 대두가 트럭 적재용 호퍼를 통해 옮겨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산 대두를 처음으로 대량 구매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30일(이하 현지 시각)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국영 식품기업 코프코는 최근 미국산 대두 세 척분을 구매했다. 이번 거래는 올해 미국산 신작 가운데 첫 수입으로 12월~1월 선적분 약 18만 톤 규모다.

이 거래는 양국 간 관세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성사됐다.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이 급감하면서 미국 농가가 수십억 달러(약 2조7200억 원) 규모의 손실을 입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주요 현안을 놓고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 상황에서 이뤄졌다.

한 국제 곡물무역업체 관계자는 “양국이 아직 합의를 이루지 못했음에도 코프코가 선제적으로 구매를 진행했다”면서 “현재까지 세 척 규모로, 물량 자체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소식이 전해지자 시카고선물거래소(CBOT) 대두 선물가격은 최근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거래량이 제한적이어서 장 마감 무렵에는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국의 수입 부진으로 미국 농가의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대두 생산지 일리노이주에서는 제이비 프리츠커 주지사가 29일 ‘농산물 무역 위기’를 선포하고 에이커(약 0.4헥타르)당 100~200달러(약 13만6000~27만2000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주 정부는 농가의 국내시장 확대와 정신건강 지원 대책을 즉시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산 대두의 수출 성수기는 통상 10월~1월이지만 올해는 중국이 남미산 대두를 대거 확보하면서 미국산 구매를 미뤄왔다. 브라질·아르헨티나산 물량을 대부분 예약 완료한 상황이라 12월~1월 미국산 추가 구매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중 간 무역 정상화의 신호로 해석되지만 중국의 실질적 수입 확대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로이터는 “중국이 12월부터 내년 5월 사이 전략비축용으로 약 800만 톤 규모, 약 40억 달러(약 5조4400억 원) 상당의 미국산 대두를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