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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 캐나다 총리, 한국과 안보·방위산업 협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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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 캐나다 총리, 한국과 안보·방위산업 협력 강화

비미국 수출 2배 목표에 한국 첫 방문…안보 파트너십 체결로 방산 협력 본격화
한화오션, 60조 원 캐나다 잠수함 수주 초읽기…카니 총리 거제조선소 방문
마크 카니 총리가 첫 인도태평양 공식 방문 중 한국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마크 카니의 페이스북 게시물이미지 확대보기
마크 카니 총리가 첫 인도태평양 공식 방문 중 한국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마크 카니의 페이스북 게시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첫 인도-태평양 순방에서 한국과 역사적 안보·국방 협력 파트너십을 맺으며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아시아 시장을 다각화하는 전략을 본격화했다.

외교전문매체 CJLS는 지난 1(현지시각) 카니 총리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친 뒤 한국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 여러 나라와 무역·국방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 인태지역 첫 안보 파트너십 체결


카니 총리와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경주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캐나다 안보·국방 협력 파트너십'을 공식 출범시켰다. 이는 캐나다가 인도-태평양 나라 가운데 처음으로 맺는 안보·국방 파트너십으로, 양국이 사이버·우주·새로운 위협 등 전략 분야에서 협력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양국은 '군사·국방 비밀정보보호 협정'을 실질적으로 타결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협정이 발효되면 국방 조달, 방위산업 안보, 연구 및 작전 조율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내실 있게 펼칠 수 있는 법적 틀이 마련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캐나다는 대한민국에 단순한 우방을 넘어 동맹에 준하는 핵심 우방 국가"라고 밝혔다.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에 한국 기업이 최종 입찰 후보로 선정된 것을 언급하며 "캐나다의 빠른 전력 확보와 방위산업 역량 강화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이바지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한국의 잠수함 기술과 역량을 잘 알고 있다""거제조선소 시찰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조선 역량을 직접 확인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정상회담 직후 카니 총리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함께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조선소를 찾았다. 캐나다는 현재 최대 60조 원 규모의 3,000톤급 디젤 잠수함 8~12척을 도입하는 '캐나다 초계 잠수함 사업(CPSP)'을 추진 중이며, 지난 8월 한화오션·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를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잠수함 건조비만 최대 20조 원이며, 향후 30년간 운영·유지보수 비용까지 포함하면 최대 60조 원에 이른다. 수주에 성공하면 한국 기업의 방산 수출 사상 최대 규모 계약이 될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카니 총리에게 CPSP 제안 모델인 장보고-III 배치-II 잠수함 설계와 생산 과정을 설명하고, 지난 22일 진수식을 마친 장영실함에 탑승했다. 한화오션은 2026년 계약이 확정되면 6년 안에 첫 잠수함 인도가 가능하다며, 업계 관행(9년 이상 소요)보다 '속도전'에서 앞선다는 강점을 내세웠다.

비미국 수출 2배 확대 목표…아시아 중심 무역 다각화


카니 총리는 이번 순방에서 캐나다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추고 앞으로 10년 안에 비미국 수출을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캐나다는 현재 수출의 80%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경제 타격을 받으면서 아시아 시장 다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2015년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양국 교역이 86억 달러(123000억 원)에서 2024172억 달러(246000억 원)2배 가까이 늘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양국 경제협력의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캐나다 총리실은 카니 총리가 2026년 한국에 '팀 캐나다 무역사절단'을 파견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캐나다가 2029APEC 정상회의 주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과 함께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핵심광물,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늘리기로 했다.

태국·칠레 등과 자유무역협정 협상 개시…다자협력 강화


카니 총리는 APEC 회의 기간 다른 정상들과의 회담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태국의 아누틴 찬비라쿨 총리와 만나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캐나다와 태국은 2012FTA 협상을 처음 시작한 뒤 태국의 정치 불안으로 중단됐다가 이번에 다시 시작하게 됐다.

칠레의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과는 핵심광물, 청정에너지, 산불관리, 디지털 기술을 포함하는 '캐나다-칠레 전략적 파트너십 틀'을 새로 맺었다. 특히 양국은 핵심광물 협력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칠레는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으로 캐나다의 핵심광물 공급망 다각화 전략에 핵심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도 첫 공식 회담을 가진 카니 총리는 양국 관계를 "실용적이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다시 설정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카놀라, 수산물, 전기차와 관련된 무역 분쟁 해결을 위해 힘쓰고, 에너지, 농업, 기후변화, 금융 분야에서 협력을 늘리기로 했다. 시 주석은 카니 총리에게 적절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해 달라고 초청했다.

카니 총리는 순방을 마치며 "세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우리 국민과 아이디어, 미래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인도-태평양 지역은 캐나다 노동자와 기업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