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디코드] 마이크론, 뉴욕주 칩 공장 2~3년 순연…첫 팹 2030년 말 가동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뉴욕주 클레이에 건설하기로 한 첫 두 개의 반도체 칩 제조 공장(팹) 가동을 2~3년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 내 다른 반도체 공장 건설과 마찬가지로 노동력 부족, 세계 공급망 문제, 건설 비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2022년 발표했던 첫 번째 팹의 가동 시점은 당초 2028년 중반에서 2030년 말로 미뤄졌다. 이는 사업 발표 후 8년 만에 첫 공장이 문을 열게 되는 셈이다.

지난 8일(현지시각) 시라큐스가 인용 보도한 해당 사업의 최종 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두 번째 팹의 완공 시점 또한 2030년 말에서 2033년 말로 연기됐다. 두 팹의 착공이 늦춰질 뿐만 아니라, 공사 기간 자체도 더 길어질 전망이다. 예를 들어, 첫 번째 팹의 건설 기간은 당초 3년에서 4년으로 1년 연장됐다.

마이크론 측은 보고서에서 지연 사유를 분명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미국 상무부와의 61억 달러(약 8조 8900억 원) 자금 지원 계약에 따른 요구 조건이 최근 변경됐다고 언급했다. 환경 보고서는 "이번 수정안은 자금 지원 협약의 목적에 따라 마이크론이 1, 2번 팹의 운영을 개시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는 시기를 약 2년 변경했다"고 명시했다.

상무부와의 수정된 계약에는 마이크론 본사가 있는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두 번째 팹을 건설하는 내용도 담았다. 마이크론은 올여름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서류에서, 보이시의 팹들(신규 팹 및 기존 건설 중인 팹)이 클레이의 팹들보다 먼저 가동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계약 변경에 따라 마이크론은 클레이 사업에 배정했던 연방 보조금의 일부를 보이시 사업으로 이전하게 됐다. 1년 전 46억 달러(약 6조 7000억 원)였던 클레이 몫의 보조금은 현재 34억 달러(약 4조 9500억 원)로 감소했다.

현지 관계자들은 대규모 사업에서 일정 지연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현지 정부 관계자는 노동력과 공급망 부족 등이 공장 건설 지연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논다가 카운티 산업개발청(OCIDA)의 밥 페트로비치 상임 이사 역시 "이것들은 수많은 조정, 수많은 설계 검토, 수많은 가변적 요소를 필요로 하는 거대한 사업"이라며 "어떤 사업에서든 일정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맥마흔 카운티 행정관 역시 이날 급히 소집된 기자회견에서 "업계의 현실은 팹 하나를 짓는 데 약 3~4년이 걸린다는 것"이라며 "회사는 건설에서 유연성을 확보하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클레이 팹 가동이 수년간 지연되면서, 마이크론이 공장 운영에 필요하다고 밝힌 최대 4500명 규모의 직원 고용 또한 지연될 전망이다. 마이크론은 "1, 2번 팹의 수정된 건설 일정은 마이크론 캠퍼스에 운영 인력이 투입되는 시기를 늦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직원용 보육 센터 개소 시점도 2028년 초에서 2030년 말로 2년 이상 연기됐다.

마이크론은 2041년까지 총 4개의 팹을 완공한다는 장기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당장 오는 12월 중 부지 정리 작업에 착수하고, 2026년부터 본격 기초공사에 들어간다. 한편, 오논다가 카운티 개발청 이사회는 지난 8일 환경 보고서가 완료되었음을 선포했다. 이사회는 오는 17일, 마이크론이 취해야 할 환경 피해 완화 조치 등을 담은 조사 결과와 함께 17억 6000만 달러(약 2조 5600억 원)의 판매세와 2억 8400만 달러(약 4100억 원)의 재산세 감면을 포함한 지원책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